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제력 약화되자 ‘서방진영 내부분열’ 일으키려 ‘괴담’ 유포
  •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美NYT는 "NATO 가입을 추진 중인 스웨덴에서 괴담이 퍼지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美NYT 관련보도 캡쳐
    ▲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美NYT는 "NATO 가입을 추진 중인 스웨덴에서 괴담이 퍼지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美NYT 관련보도 캡쳐


    국내 언론에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군 병력을 전진배치하고 무력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무력사용도 개의치 않는 러시아의 ‘서방정책’에 유럽 국가들의 걱정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60년 넘게 중립국이었던 핀란드, 스웨덴이 최근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가입을 준비하는 것도 러시아의 ‘서방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이 ‘중립국들’이 NATO에 가입하는 것을 그대로 둘까.

    최근 스웨덴에서 온라인과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악성 유언비어가 실은 러시아의 정보공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美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NATO 가입을 추진 중인 스웨덴 정부가 자국 내 SNS를 통해 퍼지는 괴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유언비어’ 내용을 소개했다.

    NYT가 소개한 주요 유언비어를 보면 “스웨덴이 NATO에 가입할 경우 美정부가 스웨덴 땅에 핵무기를 몰래 배치할 것” “스웨덴이 NATO에 가입하면, NATO 최고사령부는 스웨덴 정부의 승인 없이 러시아를 무력 공격할 것” “NATO 군인들이 스웨덴에 주둔하게 되면, 이들이 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면책을 받을 것” 등이 있다.

    마치 한국 내에서 좌익 진영을 중심으로 떠도는 ‘사드 괴담’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들이다. NYT는 “이런 괴담은 모두 거짓임에도 기존의 뉴스 매체들이 관련 괴담을 보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피터 헐뷔스트 스웨덴 국방장관이 전국을 돌면서,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괴담’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반복해서 설명하고 있지만, 유언비어는 스웨덴 전체로 계속 퍼지고 있다고 한다.

    NYT는 “스웨덴 정부 관계자는 ‘괴담’의 근원지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EU의 정보 관계자들은 ‘괴담’을 퍼뜨린, 유력한 용의자는 NATO의 확대를 강하게 반대하는 러시아(푸틴 정권)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EU 정보 관계자들은 ‘스웨덴 괴담’의 근원지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로 2008년 그루지아와 러시아 간의 갈등 당시 있었던 ‘괴담 확산’을 꼽았다고 한다.

    NYT는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무력까지 사용했던 러시아는 이로 인해 NATO, 즉 EU와 미국을 직접 대면하게 되고, 경제난으로 영향력 확대가 어려워지자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에서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무기화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목적은 NATO 회원국들의 국내 정치를 어지럽게 만들어 동맹국 간의 결속을 약화시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NYT는 “과거 냉전 시절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거짓정보 유포와 선전선동으로 심리전을 벌였던 소련처럼 현재의 러시아 군 또한 ‘대중심리전’ 전개를 중요한 군사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거짓정보를 바탕으로 한 괴담은 NATO 회원국은 물론 EU 회원국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현재 러시아 정부가 ‘거짓정보’를 바탕으로 괴담을 유포하는 데는 SNS와 온라인, 정보기관뿐만 아니라 ‘스푸트니크 뉴스’나 ‘러시아 투데이(RT)’와 같은 언론까지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RT와 스푸트니크 뉴스를 포함해 거의 모든 곳에서 역정보와 괴담을 확산시키는 러시아의 ‘네티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는 스웨덴 안보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NYT는 러시아 정부가 이처럼 서방 진영을 향해 온갖 괴담을 퍼뜨리며, 해당 국가 내부를 혼란시키고 있다는 다양한 정황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美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를 해킹해 내부 문서를 폭로한 일도 포함돼 있었다.

    NYT는 해당 기사 말미에서 “우리가 선전선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당신네들도 그렇게 하라”는 러시아 전직 정보기관장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NYT가 전한, 러시아의 ‘괴담 유포작전’은 中공산당이 1,000만 명을 동원해 세계 각국 언어로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우마오당’ 활용과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 中공산당은 외국어 가능자와 자국 내 소수민족까지 동원해 동아시아 일대의 온라인과 SNS 여론을 조작하고, 괴담을 퍼뜨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냉전 시절 대중을 상대로 한 심리전 기법은 舊소련이 가장 발전해 있었으며, 中공산당은 개인들의 욕망과 불만 등을 자극해 스스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 저항하도록 만드는 기법에서 가장 앞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