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인 대표 '아르멕스', 北'능라도 무역총회사'와 계약맺고 십 수년 간 北노동자 공급
  • 노르웨이 선박 회사의 수주를 맡았던 폴란드의 한 조선소가 8월부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노동자들 모습.ⓒ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 노르웨이 선박 회사의 수주를 맡았던 폴란드의 한 조선소가 8월부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노동자들 모습.ⓒ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노르웨이로부터 선박 수주를 받았던 폴란드의 한 조선소가 8월부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계속해서 제기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노르웨이 기술산업 관련 주간지 '테크니스크 우께블라드(Teknisk Ukeblad)'는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에 위치한 '크리스트 조선소'가 북한 노동자를 더 이상 고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이 잡지사의 라스 타랄슨 기자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5월 공개된 독일 언론 '바이스 저머니(Vice Germany)'의 폴란드 조선소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인권유린 실태에 관한 탐사보도 동영상에 노르웨이 선박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 탐사보도 영상은 2014년 8월 29일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에서 사망한 북한 노동자 전경수 씨의 사건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전경수 씨는 당시 용접공이었으며 방화복 등 기본 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채 작업을 하다, 작업복에 불이 붙어 신체 95% 이상에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로 숨졌다고 한다.

    타랄슨 기자는 이후 북한 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한 '폴란드 노동감독 관리청'의 사건 경위 조사 자료를 입수, 크리스트 조선소 고객의 상당수가 노르웨이 회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타랄슨 기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가 크리스트 조선소에 '북한 노동자들이 이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면서 "그때까지 모르고 있던 크리스트 측은 '아르멕스'와 회의를 갖고 간과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타랄슨 기자가 언급한 '아르멕스'는 전경수 씨 사고가 발생한 크리스트 조선소에 인력중개를 해주는 업체로 대표는 폴란드인이다. 아르멕스는 북한의 '능라도 무역 총회사'와 계약을 맺고 십 수 년 동안 폴란드 조선소에 북한 노동자를 공급해 왔다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北노동당 소유인 '능라도 무역 총회사'가 이집트에 스커드 미사일 부품을 불법 수송하는 데 연루됐다고 지적, 대북제재 대상 명단에 올린 바 있다.

    크리스트 측이 현재 진행 중인 선박 건조 작업 중 10건에 아르멕스가 관련돼 있고, 그 중 9건은 노르웨이 선박회사로부터 수주 받은 것이라고 한다.

    크리스트 측은 이후에 노르웨이 선박회사인 '클레벤', '울스타인' 등으로부터 북한과의 거래가 있는 한 크리스트 조선사에 선박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크리스트 측은 결국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고 한다. 중개업체인 아르멕스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르멕스가 북한 노동자를 공급하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크리스트 측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에서만큼은 앞으로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게 될 듯하다.

    타랄슨 기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8월 중순에 크리스트 조선소로 직접 찾아갔다"면서 "담당자에게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서 물었으나 '지난 1일 이후 떠나고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