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혈단신으로 야권 공세 받아… "나 홀로 힘들게 자료 찾고 사실 밝히고"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그는 두 차례에 걸쳐 대우조선해양과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초호화 여행을 다녀왔다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그는 두 차례에 걸쳐 대우조선해양과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초호화 여행을 다녀왔다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같은 당 의원들을 향한 섭섭함과 서운함을 토로했다. 김 의원을 향한 공세를 펴고 있는 야당과는 달리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여당 소속 의원들과 당 지도부에 대해 답답함을 털어놓은 셈이다.

    김진태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야당에서는 제가 밝힌 사건에 대해 서별관 청문회, 우병우 수석 사건을 물타기 하는 거라는 등 꽤 활발하게 의견 표명을 하던데 우리 당은 너무 점잖게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에서도 목소리 내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에서 혼자 떨어져 있으면 저도 총알맞기 쉽다"면서 "지도부에서도 점잖게 한마디 하시면 좋겠는데…"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송희영 주필 사건은)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가지고도 언론이 지켜야 할 선 넘은 것 같다"면서 "(당에서)언론이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논평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앞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박수환 뉴스컴 대표 등과 지난 2011년 나폴리-산토리니-로마-런던 등을 경유하는 초호화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때를 전후해 조선일보가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 사설을 실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덧붙였다.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은 결국 김 의원의 두 번째 폭로가 이어지자 주필 직에서 물러났다.

    김 의원이 이같이 섭섭함을 토로한 것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조선일보 일부 간부의 행태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도 모자라, 야권 소속 의원들의 표적이 되는 자신을 감싸주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진태 의원 홀로 대우조선해양과 유력 언론인의 유착관계를 어렵사리 밝혀내고 있는데도, 당내 의원들이 언론의 눈치를 보느라 점잔을 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진태 의원은 이 자료를 어디서 구했느냐"면서 "사정기관이나 산하기관을 압박해서 받은 자료이거나 청와대가 제공한 것이라면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기 자존감을 버린, 그야말로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난에 열을 올렸다.

    우 원내대표는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다. 누구의 대리인으로 산다는 것, 누구의 청부를 받아서 폭로전에 개입한다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고 기정사실화 하기까지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새누리당이 김 의원을 감싸지는 못할지언정,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진태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뿐 아니라 언론에도 음모론 제기를 그만둬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저도 힘들게 자료를 찾고 사실을 밝히고 있다"면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나쁜가, 아니면 그걸 밝히고 있는 제가 더 나쁜 사람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느 신문에서는 제가 검찰 출신이고 법사위원이니까 수사팀에서 자료를 받은 게 아니냐고 하는데, 적어도 수사팀에서 받은 자료는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저를 무슨 이석수 비슷하게 끌고 가려는 모양인데, 검찰 후배들한테 자료 내놓으라고 부담을 줄 수 있나. 그 정도 염치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아울러 "출처를 정 밝히라고 하면 못 밝힐 이유도 없지만, 정보를 저에게 준 사람이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제가 오해를 받고 불이익을 받는 게 낫겠다. 끝까지 밝히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김 의원은 이후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익제보자 보호 차원에서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청와대와 검경, 국정원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물타기가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병우는 우병우고 송희영은 송희영이다. 각각 검찰 수사를 해 그 결과에 따르면 된다"고 재차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