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인터뷰… 安, 전당대회 당일 호남서 공식선언에 "상상이 되는 행보"
  •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에서 여성부문 최고위원에 당선된 양향자 최고위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에서 여성부문 최고위원에 당선된 양향자 최고위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호남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호남민심 다지기'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더민주 8·27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에 입성한 양향자(광주서구을 지역위원장) 최고위원은 29일 "호남 민심은 총선 때와 많이 달라졌다"며 호남이 국민의당이 아니라 더민주를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당은 호남에서만 의석을 다수 차지했기 때문에 '호남당'"이라며 "호남당이 집권할 것이라고 호남에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호남 사람들이 호남당을 밀어서는 대통령을 만들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을 할 것이라는 뜻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며 "호남 안에서만 경쟁하는 당이 아니라 밖에서 이기는 당을 호남에서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 민심도 정권 창출과 집권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 더민주를 보면서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며 "호남 정치는 복원이 아닌 미래다. 지금까지와 다른 유능함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더민주 전당대회가 열리는 당일 안철수 전 대표는 호남을 방문했고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더민주가 총선에서 8석을 전부 잃은 광주를 장소로 택하며 호남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양향자 최고위원은 "전대 날 뭔가 할 것이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했다"며 "상상이 되는 행보"라고 언짢은 심정을 에둘러 나타냈다. 

    아울러 양향자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대선에서 호남표를 끌어오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서는 "새누리당 10년에 대한 심판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호남 민심도 그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총선 호남에서 참패한 더민주는 '호남민심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최고위원을 내세워 자동차 전장사업 광주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양향자 최고위원은 광주서구을에서 국민의당 천정배 전 공동대표에게 약 1만8,000표 차이로 크게 패배한 바 있다. 호남민심이 더민주를 선택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정말 그럴지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 지난 4·13 총선 광주 서구乙 결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후보는 31.49%를 득표해 54.52%를 기록한 국민의당 천정배 전 공동대표에게 패배했다. ⓒ위키백과 캡쳐
    ▲ 지난 4·13 총선 광주 서구乙 결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후보는 31.49%를 득표해 54.52%를 기록한 국민의당 천정배 전 공동대표에게 패배했다. ⓒ위키백과 캡쳐


    한편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번 더민주 전대로 '친문(親문재인) 지도부'가 탄생했고 외연 확장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번 전대 결과는 현재 더민주 구성원들, 뜻을 같이 하고 남아있는 구성원들이 가진 현실"이라며 "과거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셨던 분들 다수가 탈당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