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연봉 돈 하루 접대에… 방만 경영 회사 문 닫을 위기에 언론인으로서 꾸짖지 못할 망정"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유럽에 동행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의 호화 요트 접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공준표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유럽에 동행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의 호화 요트 접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공준표 기자

    조선·해운산업 부실화를 초래한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뉴스컴) 대표와 유럽에 동행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VVIP로 분류돼 요트·골프·특1급 호텔 숙박 등 초호화 대접을 받았다는 의혹이 추가 폭로됐다.

    "전세기가 이동한 거리 5818㎞ 중 1087㎞에만 7명 중 1명으로 탑승해, 해당 구간 1인당 항공료는 200만 원대에 불과하다"는 송희영 주필 측의 해명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변호사법 위반이나 배임수재 등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거론됨에 따라 향후 검찰이 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재선·강원 춘천)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번 폭로했던 유력 언론인인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초호화 요트와 골프 관광을 즐겼고, 유럽 왕복 항공권 1등석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리스·이탈리아·영국의 세계적 관광지 위주의 초호화판 여행이 VVIP 두 사람만을 위해 짜여졌다"고 폭로했다.

    김진태 의원은 특히 송 주필 측의 해명에 대해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초호화판 여행은 VVIP 2사람을 위해서 다 기획된 것"이라며 "전세기 요트도 다 빌린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이용한 거리만 갖고 말하는 것은 룸사롱 접대에서 '난 양주 두잔밖에 안먹었다'고 주장했다고 (접대비를)양주 두잔으로 계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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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태 의원이 밝힌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등이 탄 초호화 요트 사진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김진태 의원이 밝힌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등이 탄 초호화 요트 사진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이날 폭로된 자료에 따르면, 이미 구속된 박수환 대표와 송희영 주필은 호화 요트 'Ferretti 97'을 타고 나폴리에서 출발해 카프리 섬을 지나 소렌토까지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는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꼽힌다. 소렌토도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가곡으로 유명하며 고대 로마 제국 시절부터 수렌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휴양지다. 고대 로마 유적지인 폼페이와 묶어 한꺼번에 관광하는 게 보통이다. 카프리 섬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와 티베리우스의 별장이 있던 나폴리 만의 핵심 관광지다.

    김진태 의원은 "(요트 Ferretti 97의) 하루 빌리는 돈이 2만2000유로로 3340만 원"이라며 "일반 시민들의 연봉 수준 돈을 단 하루 요트 빌리는 데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기자회견에서는 언급된 바 없었던 영국에서의 일정도 추가로 밝혀졌다. 그리스 산토리니까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동행했던 송희영 주필은 이후 귀국하기에 앞서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다. 송희영 주필은 이후 2011년 9월 9일, 영국 런던의 골프장에서 외유(外遊) 골프 라운딩에 나섰다.

    이에 관련해 김 의원은 별도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의 호화 요트와 골프장의 이름을 각각 적시했다. 요트 이름은 'Ferretti 97', 골프장은 런던 'Wentworth' 을 이용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그리스 국가 부도에 관한 취재를 초호화 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서 과연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동반 라운딩에 나선 인사와 관련해서도) 풍문에는 있는데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서 더 확인하려 한다"고 '추가 폭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김진태 의원이 밝힌 여행 일정에 따르면, 구속된 박수환 대표와 송희영 주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뒤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했다. 이후 이탈리아를 종단하며 로마 등을 관광한 뒤 나폴리에서 당시 유럽 전역을 전세기로 돌아다니고 있던 남상태 대표이사 등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과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유럽에 동행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투숙한 5성급 특1급 호텔의 전경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공준표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유럽에 동행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투숙한 5성급 특1급 호텔의 전경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공준표 기자

    나폴리에서 요트 여행을 즐긴 송희영 주필 일행은 전세기로 또다른 세계적인 관광지인 그리스 산토리니로 이동했다. 여기서 남상태 대표이사는 계속해서 업무 목적지인 키프로스로 향하고 박수환 대표와 송희영 주필은 런던으로 이동해 현지 골프 라운딩 이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파리IN 런던OUT'의 8박 9일 유럽 일정인데, 왕복 과정에는 항공사 퍼스트 클래스(1등석) 탑승권이 이용됐다. 그 비용만도 1250만 원에 달한다.

    김진태 의원은 "이외에도 8박 9일 동안 이탈리아와 그리스 일대를 여행하는데 들어간 호텔비·식비·관광경비를 전부 합치면 2억 원대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송희영 주필 일행이 투숙한 호텔이 제시됐다. 이들은 로마 중심지인 카스트로 프레토리오에 소재한 보스콜로 엑세드라 로마(Boscolo Exedra Roma)에 묵었다. 5성급 호텔로 최고 수준의 인테리어와 함께 피트니스센터·고급 레스토랑·야외 수영장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송희영 주필 일행이) 나폴리나 산토리니에서도 이와 동급의 특1급 호텔에서 숙박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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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태 의원이 공개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등이 묵은 로마 보스콜로 엑세드라 호텔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김진태 의원이 공개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등이 묵은 로마 보스콜로 엑세드라 호텔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김 의원은 또 송희영 주필의 배우자가 대우조선해양 대형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한 것도 밝혔다.

    관례적으로 선박 명명식은 여성이 주도하게 돼 있는데, 2009년 8월17일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거행된 쌍둥이 배 명명식에서 송 주필의 배우자가 노던 주빌리 호의 밧줄을 도끼로 끊었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 의원은 주빌리 호와, 또 함께 명명식을 가진 재스퍼 호의 사진을 공개하며 "노던 주빌리 호의 명명식에서 도끼로 밧줄을 끊은 사람이 송희영 주필의 배우자였고, 당시 송 주필은 논설실장이었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노던 재스퍼 호의 명명식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장의 배우자가 명명했다"며 "송희영 씨의 배우자는 도대체 대우조선과 무슨 관련이 있는데 조선일보 논설실장 배우자가 대우조선 컨테이너선 명명식까지 해야 하나"고 지적했다.

  • 2009년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거행된 쌍둥이 배 명명식에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당시 논설실장)의 배우자가 참석한 모습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2009년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거행된 쌍둥이 배 명명식에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당시 논설실장)의 배우자가 참석한 모습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지난 26일 1차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추가적인 2차 폭로 기자회견이 이어짐에 따라, 이른바 '박수환 게이트'는 단순한 모럴 해저드 차원을 넘어 범법 행위에 따른 사법 처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한 김진태 의원은 "지난 번 기자회견에서 유럭 언론인의 호화 전세기 접대는 극단적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라 지적했다"며 "그런데 이 사건은 그 수준을 넘어서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는 당시 두 번째 연임을 희망하고 있었는데, 초호화판 향응은 이와 무관치 않다"며 "초호화판 향응 수수는 청탁·알선 그 밖의 이익을 받은 것으로 변호사법 위반이고 형법상 배임수재죄도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여러분들은 제트 전세기나 초호화 요트를 타본 적이 있느냐"며 "주인 없는 회사가 방만 경영으로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형편인데 언론인으로서 이를 꾸짖지는 못할 망정 자신이 먼저 호화판 향응의 주인공이 됐다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