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취임 1시간 내 불법체류자 쫓아내기 시작할 것…범죄 저지른 이민자도”
  • 美언론들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한 연설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美공영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언론들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한 연설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美공영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대선 기간 중 ‘필리핀의 트럼프’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美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의 두테르테’가 되는 것은 아닐까.

    지난 27일(현지시간)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디모인 레지스터, 뉴욕타임스, NPR 등 美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美공화당 대선후보가 아이오와州 ‘디모인(Des Moines)’에서 한 연설 내용을 일제히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당시 ‘디모인’에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동호인들과 함께 초선 상원의원 조니 언스트의 모금행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취임 첫날, 일을 시작한 지 1시간 이내에 불법체류자를 쫓아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정부에서 미국 내에서 범죄를 저질러 붙잡혔다 석방된 수많은 불법 이민자들도 추방 대상이 될 것”이라며,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전자고용인증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도입,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의 각종 복지, 재정 지원 혜택을 누리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와 함께 비자가 만료된 외국인들을 최대한 빨리 추방할 수 있는 ‘외국인 출입국 추적 시스템’도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비자면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미국에 들어와 불법으로 취직하고 머무르는 불법체류자들이 美정부의 재정을 좀먹는다는 평소 그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공약’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디모인 연설’에서 “흑인을 비롯한 미국 내 저소득 시민들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때마다 흑인 등 비주류층의 권리가 짓밟히고 있다”면서 불법체류자들이 미국 내 저소득층, 특히 흑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미국의 ‘자칭 진보언론들’은 “이번 디모인 연설에서 불법체류자들을 강제추방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거나 “얼마 전 불법체류자들에게 ‘다른 기회’를 줄 것이라는 말을 바꿨다”며 도널드 트럼프를 비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美저소득층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인, 히스패닉, 동양인 사이에서 불법체류자들이 단순 노동직을 빼앗아간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점을 노려 이 같은 연설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이민 공약’과 ‘불법체류자 처벌’ 부분은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사범 처형’과는 목표가 전혀 다르지만, ‘법치 강화를 통한, 평범한 자국민 권리 최우선’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비슷해 보인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美민주당 대선후보 진영은 도널드 트럼프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수백만 명이 넘는 불법체류자들에게 향후 더욱 폭넓은 복지혜택 제공과 함께 멕시코 국경에 대한 통제도 보다 느슨하게 할 계획이라는 점을 누누이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