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투광등으로 신변 위협 및 감시활동 지장 받고 있다" 주장
  • 북한은 27일 우리 군과 미군이 판문점 구역에서 투광등을 비추며 고의적인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조준사격을 가하겠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관련 'TV조선' 보도 일부.ⓒ'TV조선'중계영상 캡쳐
    ▲ 북한은 27일 우리 군과 미군이 판문점 구역에서 투광등을 비추며 고의적인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조준사격을 가하겠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관련 'TV조선' 보도 일부.ⓒ'TV조선'중계영상 캡쳐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연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두고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27일에는 판문점에서 우리 군과 미군이 '투광등'(빛을 모아 일정한 지역을 비추는 등)을 비추면 조준사격을 가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놓은 날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날 '조선인민군 판문점 경무장 경고문'을 통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벌려놓은 UFG 합동 군사연습으로 한반도의 정세는 위기일발의 전쟁국면에 놓여있다"면서 "이러한 때에 적들은 첨예한 판문점 구역에서 지난 26일 오후부터 촉수 높은(밝은) 투광등으로 우리 측 감시초소를 비춰대며 우리 군인들을 자극하는 고의적인 도발행위를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광등을 '고의적인 도발행위'라던 북한은 "북측 근무원들의 신변에 엄중한 위협이 조성되고 정상적인 감시활동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극적인 행위들을 감행해오던 도발자들이 또다시 고안해 낸 투광등 도발은 우리 군대의 분노를 치솟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투광등과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을 자극해 그에 응당 하는 조치를 취하면 이를 도발로 오도해보려는 저의가 있다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북한은 "판문점 초병들이 한국 측의 준동을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투광을 비추는 행위가 지속될 경우 조준사격을 실시할 것이며 자신들은 빈말을 하지 않는다"고 협박했다.

    북한은 "우리 측은 이미 형형색색의 도발이 감행될 때마다 알아듣고도 남으리만큼 경고했고, 도발의 대가가 얼마나 처절한가를 단호한 징벌로 보여주기도 했다"면서 "우리 측에 마구 비쳐대는 투광등이 용납못할 도발의 수단으로 낙인된 이상 무자비한 조준사격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UFG가 실시되기 전부터 각종 경고문을 통해 비난과 경고문을 쏟아냈다. 이번 판문점 투광등 경고 역시 일련의 사례와 유사하며, 같은 날 나온 유엔 안보리의 SLBM 규탄 성명에 대한 항의성 성격으로 보인다.

    북한은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안에서 미루나무 가지 치기를 하던 미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살해한 바 있다.

    이에 주한미군과 한국군은 '데프콘 3호'를 발령하고, 미군은 항공모함 '미드웨이'호와 B-52 폭격기를 출동시키는 등 한반도는 전쟁 발발 위기까지 갔었다. 하지만 북한 김일성이 유엔 사령부 측에 사과문을 전달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