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앞두고 "사드 위험하다고? 60년 인내해온 접경지역 주민들 생각해달라"
  • 국회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28일 사드배치와 북한의 SLBM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김 의원의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여아가 안보를 놓고 대치상태가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데일리 DB
    ▲ 국회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28일 사드배치와 북한의 SLBM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김 의원의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여아가 안보를 놓고 대치상태가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데일리 DB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국방위를 하루 앞둔 28일 SLBM과 사드 배치에 관한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현안에 대해 줄곧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던 김 국방위원장마저 뒤늦게 기자회견을 자처해 목소리를 낸 것은, 긴박한 국가안보 상황에도 한가한 입씨름을 하는 국회를 향한 절절한 호소이자 질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8일 여의도에 있는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심각한데, 우리 사회의 안보논의가 여야 간의 정쟁과 지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여러분 한 번 돌이켜 봐달라"며 "김대중 정권·노무현·이명박, 그리고 현재 박근혜 정권에서도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의 발걸음을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핵실험도 4차례나 했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군사분계선 지뢰 매설 등 도발을 끝없이 해오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의 본질적인 속성상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나 방향과 전혀 상관없이 자신들의 핵 개발 시간표대로 핵을 개발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24일 쏘아 올린 SLBM(잠수함 발사 미사일)이 성공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햇볕 정책을 하든, 대북 압박을 하든, 북한은 핵 무장의 길을 걸어왔다"고 지적했다.

    국론이 분열돼 결론을 못 내고 대치해온 결과 마침내 핵을 머리 위에 이고 사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튼튼한 국방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면서 "단순한 국방 예산 증가보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각종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정신적·물리적 역량을 키우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야당은 물론 일부 TK 지역 의원들마저 반대 목소리가 감지되는 사드 논란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눈길을 조금만 옆으로 돌려 6.25 전쟁 이후 60년간 수백만 평을 군부대 훈련장 등으로 내주고 매일 같이 포탄 소리를 들으며 살아온 많은 접경지역의 주민들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포탄 소리에 밤잠을 설치고, 실탄이 민가 지붕 위에, 축사 위에, 논밭에까지 떨어지는 상황을 인내하며 살아온 수많은 주민이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안보는 우리 온 국민이 함께 책임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안보가 먼저라는 생각에 재산상의 피해와 일상의 피해를 감내하고 산 접경지역 주민들에 비하면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것은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 최근 친중적 행태를 보이며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당대표에게도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그간 중국이 대한민국 사드와 관련해 보인 외교적 무례함은 도를 넘어섰고, 한류 차단 등의 보복 조치는 너무도 치졸하다"면서 "중국은 먼저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나아가 추미애 신임 당대표에 대해서는 "추 대표께서는 사드 배치 말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당장 우리가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하겠다고 언급 한 바 있는 것 같은데 그것만은 절대로 안될 일"이라고 했다.

    '지혜로운 외교와 북한에 대한 대화와 설득'은 북한의 그간 도발 행태로 볼 때 "이미 현실적인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교·안보 정책의 기본 전제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미 동맹을 기본 축으로 활용하면서 스스로 더 큰 국력과 국방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간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상임위 위원장으로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자 별도의 발언을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SLBM 발사 직후에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때아닌 휴일에 기자회견을 자처한 것은, 5선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8.27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대표가 되면서 사드 대치 국면이 더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보 위기 상황은 시시각각 악화 일로를 겪고 있는데 야당이 정쟁의 도구로 삼기 시작하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우 의원 측 관계자는 "다음날 SLBM과 사드 배치에 관해 국방위 전체회의가 소집된 상태"라면서 "새누리당 출신이라서가 아닌 국회 국방위원장으로서 국가 안보에 대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낀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