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全大, 당대표부터 최고위원까지 親文일색… 3지대론 조기점화 가능성
  •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개최, 신임 지도부를 선출했다. 추미애 신임 당대표 등 친문 인사들이 대거 진입했다는 평가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개최, 신임 지도부를 선출했다. 추미애 신임 당대표 등 친문 인사들이 대거 진입했다는 평가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도로친문당'으로 재탄생했다. 신임 당대표부터 최고위원까지, 지도부 요직을 친문(親문재인) 인사들이 휩쓸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아무리 물자와 장비를 점검하고 일기예보를 확인해도 막상 출항하고 나면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법. 문심(文心)을 사로잡으며 '추미애 호(號)'가 깃발을 올렸지만, 대선까지 1년 4개월이란 항해동안 일어날 변화에 막상 선장의 마음이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더민주는 27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개최, 신임 지도부를 선출했다. 추미애 의원이 총 득표율 54.03%(대의원 51.53%, 권리당원 61.66%, 일반국민 45.52%, 일반당원 55.15%)로 이종걸(23.89%) 후보와 김상곤(22.08%) 후보를 크게 누르고 대표에 올랐다. 

    이날 당대표 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문별 최고위원 선거도 친문 인사들이 독식하며 대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의 지배체제를 공고히 했다. 

    여성 부문 최고위원 선거에선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원외(院外) 인사인 양향자 후보가 재선인 유은혜 의원을 꺾었다. 청년 부문에선 김병관 의원이, 노인 부문에서는 송현섭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양향자·김병관 최고위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며 송현섭 위원은 친문 성향으로 분류된다.

    5명의 권역별 최고위원들도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로 채워졌다. 16개 시도당위원장이 호선으로 맡는 5명의 권역별 최고위원은 김영주(서울·제주), 전해철(인천·경기), 김춘진(호남), 최인호(영남) 의원과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충청·강원)이 맡게 됐다. 

    향후 '문재인 전위대'들이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일 경우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를 제외하고 더민주에서는 현재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야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친문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문재인 대세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실상 '문재인 사당화'가 현실이 되면서 당 안팎으로는 '3지대론' 역시 탄력을 받지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친문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문재인 대세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실상 '문재인 사당화'가 현실이 되면서 당 안팎으로는 '3지대론' 역시 탄력을 받지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당분간은 '문재인 대세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실상 '문재인 사당화'가 현실이 되면서 당 안팎으로는 '3지대론' 역시 탄력을 받지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당내 비문(非文) 인사들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정계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고문을 비롯해 새누리당의 비박(非朴) 주자들까지 모여 제3세력화를 모색할 것이란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다. 

    '제3지대론'이 부상해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린다면 추미애 대표의 생각이 달라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대표는 과거 이미 당론을 어기면서까지 '개인 정치'를 했던 배신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추미애 대표는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당론을 어기면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단독으로 '노동조합 및 노조관계 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전당대회 내내 상대 후보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이른바 '노동법 날치기'로 당시 추미애 대표는 2개월동안 당원 자격이 정지되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추미애 대표가 이번 당 대표를 자신의 정치적 종착지로 여긴다면 현재의 '비교적 안정적인' 항로를 변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항해 중 풍랑을 만나든, 선원들이 이탈을 하든 어떻게든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주자로 만들기만 하면 소임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권행'이 경유지일 뿐이라면, 자신의 정치적 종착역으로 가는 더 나은 우회로가 발견되도 지금의 마음가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