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봉서 아들 "항상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다…편안히 영면"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버지는 아들 4형제의 학교 입학식과 졸업식에는 단 한번도 오시지 못하셨습니다. 그만큼 바쁘셨죠. 하지만 항상 자랑스러운 아버지셨습니다. 사랑합니다."

    27일 세상을 떠난 코미디계 대부 구봉서의 막내아들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폐렴기가 있으셔서 광복절 지낸 후 병원에 입원하셨다"며 "응급실로 들어갔지만 호전되셨는데 다시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면서 중환자실로 옮겼다가 거기서 영면하셨다. 편안히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과거 영화 촬영 중 부상한 후유증으로 척추 질환을 앓아왔으며, 지난 2009년 1월 중순 자택 욕실에서 넘어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뇌수술을 받았다. 2010년 12월에는 소파에서 자다가 굴러 떨어져 손이 부러지기도 한 그는 이즈음부터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했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정정한 모습으로 매주 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지난해 3월에는 KBS 1TV '인순이의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에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기도 했다.

    고인의 막내아들은 "아버지가 2009년 뇌수술을 받으신 것 말고는 비교적 건강하셨다. 잔병말고 큰 탈은 없었다"면서 "마지막에 편안히 가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1960~70년대 최고 전성기를 구가한 구봉서는 방송사와 쇼무대에서 그를 잡기 위해 납치극을 벌일 정도로 '귀한 몸'이었다. 영화에도 400편 넘게 출연한 그는 자연히 '바쁜 아빠'로 자녀들에게 기억된다.

    "너무 바쁘셨죠. 하지만 늘 자랑스러운 아버지였습니다. 그 흔한 스캔들 한번 없으셨고, 오로지 코미디 외길 인생을 걸으셨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숱하에 제안이 왔지만 아버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가장 보람있어 하셨습니다."

    고인은 '비실이' 배삼룡, '후라이보이' 곽규석과 찰떡 콤비를 이뤘다. 

    아들은 "방송에서는 배삼룡 선생님, 쇼무대에서는 곽규석 선생님과 호흡이 좋으셨다"고 돌아봤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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