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각 당 비주류끼리 뭉친다? 이합집산일 뿐"

새누리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박-비문 연합론'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26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주류가 아닌 사람들끼리 모여 '한번 주류 노릇 해보자'는 형태의 이합집산"이라며 "그다지 높은 가능성을 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가능성 있는 대선주자가 없다'는 질문을 받고는 "저를 포함한 모든 정치인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국민이 원하는 리더십의 스타일이 달라지는 과도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국민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이 새롭게 만들어져가고, 다듬어져 가는 과정"이라며 "(이정현 대표가 호남에서 한 DJP 발언도) 정파와 정파가 때로는 힘을 합칠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지난 23일, 호남으로 내려간 자리에서 DJP 연합의 재현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현재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친박계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이 대표의 발언이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연합을 뜻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는 "문호를 개방해 널리 인재를 구하고, 그 과정이 능력 중심이 된다는 의미에서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 방식이 특정 주자를 세우기 위한 방식으로 고려가 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새누리당이 호남, 충청 등을 연합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이를 반 총장을 등판 시키기 위한 판 설계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오 전 시장은 이어 보수의 가치를 명확히 세우는 주자로 대선 경선을 치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치 공학에 따라 제3 지대에서 비주류끼리 모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개헌을 명분으로 내건다고 해도 참여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개헌 가능성이 그렇게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개헌이 혹시 가능하더라도 그 초점이 권력구조 개편에 있다고 하면 국민 눈높이에서는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권력구조 개편보다는 기본권을 강화해 국민이 고통스러워하고 불편한 부분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오 전 시장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야권과 거리를 분명히 한 셈이다.

그는 "방어체계를 마련하는데 이렇게 시끄러워서는 곤란하다"면서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가라면 오히려 '우리도 핵과 미사일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논의가 나와야 나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형편이 국제 정서와 재정 형편상 어려워 대안으로 방어체계를 도입하는데 이마저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4.13 총선에서 '강북 벨트 복원'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에 패하면서 낙선했다. 이후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비박계 후보 단일화에 공을 쏟으면서 존재감을 회복하려 했다. 그러나 비박계 주호영 후보가 친박계 이정현 후보에 패하면서 내년 대선 경선에서 다소 불리해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총선 패배 이후 종로에 연구소를 내고, '왜 지금'이라는 제목의 책 시리즈를 펴내며 잠행을 하고 있다. 첫 번째 책인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는 3주 전에 출간, 두 번째 책은 거의 탈고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