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북한 ‘외화벌이 근로자’ 수급, 노동착취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도
  • KBS는 지난 25일 "러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외교관이 탈북했다"고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무역대표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관련보도 화면캡쳐
    ▲ KBS는 지난 25일 "러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외교관이 탈북했다"고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무역대표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관련보도 화면캡쳐


    최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귀순하고, 유럽에서 김씨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던 외교관이 탈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에서 '일'이 터졌다.

    ‘KBS’는 지난 25일 러시아 현지 소식통을 인용,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관에 있는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최근 탈북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외교관의 탈북 시점은 태영호 공사가 귀순한 시점과 비슷한 지난 7월이며, 가족들과 함께 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KBS’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외교관은 지난 7월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벨라루스를 거쳐 한국으로 귀순한 김철성 3등 서기관보다 직급이 높다고 한다.

    ‘KBS’는 “이 같은 북한 외교관의 잇따른 탈북과 관련해 북한 측은 무역성과 보위부의 합동검열단을 파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中창춘, 선양, 단둥 등지의 무역대표부에 대한 일제 검열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KBS’ 보도에 따르면, 북한 합동검열단은 100여 명 규모로 中동북 3성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대표부 인력을 대대적으로 교체한 뒤 지난 8월 22일 북한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이후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지대의 무역대표부 활동은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KBS’와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들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출한 북한 외교관이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다.

    러시아, 중국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들 대부분이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관련 장비 조달, 북한 근로자 파견 외화벌이 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어, 이번에 탈출한 외교관 또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거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위반 여부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참고로 2015년 국내외 언론들은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4만여 명의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으며, 북한 근로자들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월급의 90%를 강제로 상납하는 등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는 中공산당에 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과 함께 ‘대북제재의 구멍’으로 불리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극동개발’을 명분으로 나선 지구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고, 북한의 ‘외화벌이 근로자’ 고용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번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출한 북한 외교관이 한국으로 귀순하거나 미국 등 동맹국으로 망명할 경우 북한의 ‘외화벌이 실태’는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 일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만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