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리본 만든 초선 28명, 유가족에 칭찬 쓴소리만세월호 측...더민주 의원들에 "여당될 거라 착각말라"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세월호특조위 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세월호특조위 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길거리로 나와 세월호 특별조사위 연장을 주장하는 사이, 세월호 관련 단체들이 더민주 당사를 점거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더민주 초선 의원 28명은 25일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와 관련한 성명서를 낭독하며 정부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청와대 앞에서 성명서를 대표로 낭독한 표창원 의원은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행정부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논의에 응하지 않는 새누리당을 움직일 수 있는 건 행정부 수반이며 사실상 새누리당 총재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부터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행동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장외 행보에는 강병원 권칠승 김두관 김병관 김성수 김영진 김영호 김철민 기동민 문미옥 박경미 박주민 박재호 백혜련 소병훈 손혜원 송옥주 신동근 어기구 위성곤 이용득 이훈 임종성 정춘숙 제윤경 조승래 최운열 표창원 의원이 참석했다.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인 김병욱(왼쪽부터), 기동민, 위성곤, 김영진 의원이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있다. ⓒ뉴시스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인 김병욱(왼쪽부터), 기동민, 위성곤, 김영진 의원이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뒤 유족들이 단식 중인 광화문 농성장까지 행진했다. 의원들은 '이와중에 장외투쟁을 벌인다'는 비판 여론을 극도로 의식하며 장외집회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니 장외투쟁이라 하고, 국민을 대변하려 하니 강경세력이라 한다"며 "장외투쟁이 아니라 대통령께 제발 약속을 지켜달라고 부드럽게 읍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화문 농성장에 도착한 의원들은 세월호 관계자들로부터 뜻밖의 쓴소리를 들었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야당이 20대 총선 뒤 일정한 세를 얻어서 특별법 개정에 대한 협상을 좀 해야 하는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며 "협상으로 될 게 아니고 이제 국회로 돌아가 법 개정을 해달라"고 말했다.

    박종훈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은 "여러분이 집토끼라고 생각하는 많은 국민이 지금 더민주가 특별법을 지키려는 의지가 잘 안 보인다고 생각한다"며 "대선이 끝난 후 여당 의원 될 거라 착각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조위 측은 의원들에게 국회 내 특조위 활동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광화문 농성장에서 
    오는 27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나누어줄 세월호 리본을 만들기도 했다.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엉뚱한 일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와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백남기 농민 청문회 실시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와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백남기 농민 청문회 실시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밖에서 이 같은 행태를 벌이는 동안 세월호 관련 시민단체들은 더민주 당사를 점거했다.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 백남기대책위 소속 2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민주 당사 5층을 점거하고 백남기 청문회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야당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교섭단체인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백남기 청문회 개최 등을 국회에서 관철하는 것에 대해 도대체 어떠한 의지와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야당을 비난했다.

    특히 단체들은 더민주를 향해 "더 이상 여당 핑계를 대지 말고 특별법 개정과 특검안, 백남기 청문회 개최를 9월내에 어떻게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인지 당장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날 세월호 관련 단체들을 의식해 장외에서 강경 언행을 보인 더민주는 유족들에게 쓴소리를 듣고 당사까지 점거당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