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연연치 말자던 朴, 고무적 결과나오자 거듭 강조하며 내부 불만 진화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정치행보를 넓히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정치행보를 넓히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막말·고성'으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광폭행보를 보이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는 모습이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최근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거론하는 등 외부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선경선 흥행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로선 자칫 자신이 만든 당을 그대로 외부인에게 헌납하는 최악의 사태도 상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이달 대전에 이어 호남과 부산을 방문할 예정인 등 보폭을 넓히는 한편 '행정수도 이전' 등 굵직한 이슈를 꺼내드는 것도 갈수록 흐려지고 있는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하고, 당내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24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연석회의와 충청 지역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당 공식 일정과 별개로 과학기술계와도 면담을 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지방의원 연석회의에서 "지금 현재 정말 필요한 것은 '제2의 과학입국'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중심 역할로 대전과 충청권에 그 중요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 대전은 전국 평균보다도 국민의당에 더 높은 지지를 보내줬다"며 "그 이유로 대전은 국민의당이 태어난 곳이며 '3대 혁명'에 대한 저희의 주장이 잘 전달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3대 혁명으로 '과학기술·교육·창업' 세 분야를 강조한 바 있다. 대전에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있으며, 안 전 대표 본인이 이곳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자신의 선거공약에 대전·충청이 적합함을 강조하며 내부 지지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큰 선거 정국에 단골로 등장하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도 이날 거론됐다. 

    안철수 전 대표는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행정수도 이전을 검토할 때가 됐다"며 "추후 개헌논의가 시작될 때 꼭 행정수도 이전은 개헌사항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효율성, 국가현안 문제에 대해 국가가 위기상황인데 빨리 대처 못하는 부분에 대해 반드시 검토가 필요하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개헌사항이니, 우선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공간, 즉 분원 혹은 제2청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개인적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향후 대선공약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한편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황주홍 의원과의 설전에 이어 이날 '여론조사'와 관련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며 리더십 문제가 재차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서고 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복해서 언급하며 "총선 민의는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당 보좌진협의회(국보협) 출범식 축사에서 "요즘 보면 자꾸 여론조사 얘기를 한다"며 "여론조사에 매몰되면 희망이 없다"고, 연연치 말자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란 지적이다.

    비록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여론조사에 민감할 필요는 없지만, 그 트렌드와 흐름은 중요하다"며 에둘러 말하긴 했지만, 이같은 모습은 지지율 하락세를 좀처럼 면치 못하는 '박지원 독주체제'를 향한 내부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표출될 기미가 보이자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