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감 속 빠른 회의 진행… 격의 없는 진행에 앞다퉈 "저도 한마디만… !"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4일 오후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의 말을 경청하라"며 정부 고위직 관계자들을 다그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4일 오후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의 말을 경청하라"며 정부 고위직 관계자들을 다그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답답하다. 제가 직접 사회를 보겠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사회를 자처했다.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정부 차관급 인사들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속전속결로 실무적인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대표는 24일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소상공인 연합회와 만났던 이 대표가 행보에 가속페달을 밟은 셈이다.

    이정현 대표는 인사말에서 "그동안 제가 중소기업 소상공인 특위 위원장을 맡아서 특히 중소기업과 관련된 얘기에 대해 수도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아주 내실 있는 회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를 파악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며 "문밖을 지나면 모르고 선거철 되면 또 찾아가 사진 찍는 행태를 고치겠다"고 주창했다.

    나아가 동석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둘러보면서 "평소에 모시기 어려운 분들을 모셨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말씀을 듣겠다"면서 "오늘 좀 성의 있는 답변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현 대표는 자신이 할 말을 최대한 줄여가며 짧고 간결한 진행을 이어갔다. 주로 중소기업인들이 애로사항을 토로하면서 건의를 하면, 정부 관계자들이 중소기업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를 나열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이 대표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다그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대기업 상시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중소기업인들과 금융위원회의 입장이 엇갈리자 이 대표는 "이분들이 문제가 없는데, 애로가 없는데도 정부에 억지를 쓰는 게 아니지 않으냐"면서 "문제가 있어서 온 것이다. 현장에서 아직도 체감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기업인들의 편에 섰다.

    중소기업인들은 ▲어음제 폐지 ▲연대 보증 폐지 ▲대기업 집단 지정 기준 재검토 ▲공정거래법 강화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대표는 대통령의 의중이라며 정부 관계자들을 거듭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대통령의 인식은 사업하고 싶은 나라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라면서도 "대기업의 탐욕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가 이처럼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부를 압박하자 참석한 기업인들은 이정현 대표가 회의를 끝내려 시도할 때마다 손을 들고 발언 기회를 요청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회의 이후 이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회의에서 사회를 자처한 것은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려고 일부러 한 측면이 있다"면서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간담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간담회를 반드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 대표가 이처럼 중소기업과 가까이 지내는 행보를 계속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해석은 분분하다. 우선 우병우 수석으로 어수선한 정국을 뒤로하고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이정현 대표는 우병우 수석 거취 문제 같은 정치적인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나서서 "내 발언은 거의 하지 않으려 한다"며 자신의 발언을 잘랐다.

    다른 해석으로는 내년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이 대표가 중소기업 친화적 이미지를 미리 만들고자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차기 대선후보가 정치적 이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측면지원을 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협위원장은 "이정현 대표가 의도적으로 민생에 집중하고 있고 이것이 조명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면서 "진정성 어린 민생 행보인데 정쟁에 매몰돼 빛이 바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