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정 의장, 사드·추경 정국 등 번번이 야당 편 들어"9월 정기국회서 野 3당 연합 가능성 조기 차단 포석인 듯
  • ▲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오른쪽에 민경욱 원내대변인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오른쪽에 민경욱 원내대변인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이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잃었다"고 정면으로 겨냥했다. 최근 추경·사드 정국에서 야당 편을 들었다는 지적으로, 길게는 9월 정기국회까지 내다본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경욱 대변인은 23일 현안 서면브리핑을 통해 "야당의 자기부정 행태를 중재하고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할 국회의장의 행보도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함께 8.22 추경안 처리 합의를 끌어내고도 마치 관객 같은 행보만 보이고 있다" 면서 "정치적 논란과 관계없는 무쟁점 민생법안이 발목 잡히지 않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한 정 의장의 소신도 미사여구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이 먼저 제기한 경제·민생 추경을 두고도 야당의 '추경안 발목잡기'와 '국회파업'을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사드 배치에서도 졸속과 무능이라며 정부를 비판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방중에 대해서는 '박수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편향적인 태도까지 보였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런 태도로는 존중받는 국회의장 상(像)은 물론 '일하는 국회'도 대단히 요원해 보인다"면서 "국회의장은 중립성과 객관성을 토대로 책임 있게 국회운영에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해결사는 못 되더라도 중재자의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 국회의장이, 관전자로서 논평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야 3당이 단체행동을 나서는 것을 견제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9월 정기국회까지 내다본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야당은 추경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에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 청문회 증인 채택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경을 무산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여야 간 협상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립각이 커지기만 한다면, 추가경정예산은 단순 연기되는 것이 아니라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정부는 오는 9월 2일 내년도 본 예산안을 제출해야 한다. 추경예산이 본예산에 포함되면 추경예산 안은 없던 일이 된다.

    만일 이런 상황이 현실이 될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새누리당이 협상의 고점을 차지할 수 있다. 국회에서 별도의 합의가 없으면 정부 안 그대로 자동 처리되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이 야 3당과 이견 조율이 가능하면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정 의장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처럼 시간을 끌다가는 비슷한 상황을 불리한 상황에서 중재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자가 돼야 할 의장이 100% 야당 편에 선다면, 어떻게 조정자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조정자 역할을 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