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책 회의서 성토 "지금 상황대로라면 칠곡, 성주, 김천 어디도 안 돼"
  •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2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사드 배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이철우 의원의 발언에 대해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DB
    ▲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2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사드 배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이철우 의원의 발언에 대해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DB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최근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드 제3후보지'에 대해 "국민의 공포심을 없애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의원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현 상태로는 어느 지역에서도 (사드 배치를)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보위원장으로서 사드 배치에 반대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해당 지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사드 괴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늘로 전자파를 쏘니 벌이 못 산다, 근처에서는 사람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이런 괴담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민들께 자제 요청을 하지만 성주가 해롭지 않다면 왜 김천으로 오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각종 홍보 전단을 만들어 현장 사람들에 배포하고, 영상물을 돌리고 있는데, 정작 배치를 하는 쪽에서는 홍보가 전혀 안 되고 있어, 설명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간 정부가 사드 배치 후보지를 찾아 해멨지만,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괴담이 해결되지 않아 생긴 문제여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그간 사드는 배치예정지마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휘말렸다. 성주에 앞서 칠곡이 사드 배치 예정지로 유력하다는 보도들이 나왔을 때 칠곡 주민들은 데모로 맞섰다. 이에 정부는 성주를 최적지로 낙점했지만 이번엔 성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정부는 최근 40여 일 이상 계속된 투쟁에 제3부지를 중재안으로 내놨다.

    이 의원은 "정부 요직에 계시는 분들께서 원점 재검토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칠곡과 성주, 김천에 있는 분들은 호국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분들이 안보 의식이 없는 사람들로 비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못 박았다.

    이철우 의원은 발언 직후 정진석 원내대표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는 회의 직후에도 취재진을 만나서도 강도 높은 발언들을 이어갔다. "괴담을 고의로 퍼뜨리는 사람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사드 배치 지역을 처음부터 비공개로 했어야 원칙에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부지 등을 해당 지역과 합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잘못된 일"이라며 "주민과의 합의는 당연히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다른 무기는 이때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호크 미사일 등은 지상에 있고, 근무하는 사람들만 위치를 안다"면서 "사드는 야당이 하도 시비를 걸어서 공개했다. 잘못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당론인지 개인적인 입장인지를 묻는 말에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방금 원내대표도 공감한다고 이야기했다"며 "의총 등에서도 이렇게 결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당 소속 의원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드 제3후보지는 비록 성주에 있지만,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 지역과 무척 가깝다. 사드가 전개될 경우 김천을 향해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NIMBY(Not In My Backyard·우리 집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뜻으로 지역에 해가 될 수 있는 시설을 들이지 않으려는 지역 이기주의 현상의 일종을 일컫는다.) 현상이 팽배한 현실에서 사드 배치가 주민들과 합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한 부분은 국가 전체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소신에서 출발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방식대로 여론을 수렴해 사드를 배치한다는 의미는 사드는커녕 미사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근거로 사드 배치를 결정하는 셈"이라며 "이렇게 도출된 결론이 과연 올바르다 할 수 있는 것인지 회의감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