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대 세미나·백두산 등정 등 3박 4일간 방중 '대권 행보'
  • 민생 투어를 마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사진)은 3박 4일 간의 방중 일정을 위해 22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뉴시스 사진DB
    ▲ 민생 투어를 마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사진)은 3박 4일 간의 방중 일정을 위해 22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뉴시스 사진DB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중국 옌볜(延邊) 일대 방문과 백두산 등정 등의 일정이 포함된 3박 4일 간의 방중 행보에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태영호 주영 북한공사 전격 귀순에 따른 북한의 테러 위협이 점증하는 시기에 북~중 접경 지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는 22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선양으로 출국했다. 3박 4일 간의 방중 기간에는 북~중 접경 지역인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 일대를 다닐 예정이다.

    옌볜대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옌볜과학기술대를 둘러본 뒤, 백두산에도 등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곡 〈선구자〉의 무대인 룽징(龍井)도 방문하는 만큼 윤동주 생가와 항일독립운동 현장 등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 대권 주자로서 한반도 주변 4대 강대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 중 하나인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대권 행보'로 볼 수도 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 문제로 한중 간의 긴장 국면이 조성돼 있는 상황에서 중국 방문은 예사롭게 바라볼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태영호 주영 북한공사의 전격 귀순으로 북한의 테러 위협이 점증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태영호 공사 등 엘리트층의 탈북으로 국내외적인 북한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고, 북한 체제의 동요 가능성이 증대됐다"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북한이 내부 체제 결속과 대남 국면 전환을 위한 모종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중 접경 지역에 김정은의 지시로 테러단이 파견됐다는 사실도 덧붙여 설명했다.

    지난 4월에는 지린성 창바이현(長白縣)에서 목사 피살 사건이 있었는데, 이 또한 북한에서 파견한 공작 요원 3인의 소행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이번 방중 일정의 무대와도 상당 부분 중첩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옌볜 조선족자치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예년에는 백두산 등정에 적합한 여름철에 하루 2000~3000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이 지역을 찾았으나 올해에는 방문객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옌지(延吉)의 여행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선(북한) 측이 한국 여행객에 대한 테러·납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관광객 급감의)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한국측 여행사에서 '안전 상의 문제가 없겠느냐'고 문의할 때,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난감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4월의 목사 피살 이후 시도 교육청에서 옌볜과 백두산 일대를 수학여행 대상지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내고 있다"며 "북한의 테러 위협으로 우리 국민의 북~중 접경지 방문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무성 전 대표의 이 지역 방문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북한은 과거 귀순한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을 자택 현관 앞에서 총격을 가해 암살하는 등 엘리트층의 귀순에 대해 반드시 보복해왔다"며 "최대 우방이었던 버마의 국립 추도 시설에서도 우리 대통령을 겨냥한 폭탄 테러 만행을 저지르는 등 이성적인 집단이 아닌 만큼 중국에 있다고 해서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