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당규 개정에 '비대위원장'까지 孫에게 주겠다던 박지원… 다음 수는?
  • ▲ 지난 6월 광주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지난 6월 광주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퇴임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정계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극비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주위 측근들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히 이뤄진 탓에 열흘 가까이 지나서야 세간에 전해지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김종인 대표의 마음이 손학규 전 고문을 향해 기운 것 아닌가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의 잠룡들과 비공개 만남을 이어왔지만, 대개는 당일이나 이튿날 회동 사실이 전해졌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대표와 손학규 전 고문은 지난 13일 서울 한 호텔에서 비공개 단독 만찬 회동을 했다. 

    당시 두 사람은 손학규 전 고문의 거취를 비롯해 남북관계 등 현안과 당내 상황, 그리고 대선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예상된다. 

    회동에 대해 김종인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밥 먹는 자리였고 나는 주로 이야기를 들었다.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면서도 "손학규 전 고문이 확실히 이야기한 건 아닌데, (서울로) 오긴 올 것 같은 인상을 줬다"며 정계 복귀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손학규 전 고문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는 "어디로 갈진 모르겠다"면서 "과거의 트라우마 같은 게 있어서 우리 당에 오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동은 지난 6월 만남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광주에서 만났다. 당시 김종인 대표가 "서울은 언제 올라올 것이냐. 빨리 올라와서 보자"고 말하자 손학규 전 고문은 "이제 올라가겠다"고 답했다. 

    김종인 대표는 전날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는 내게 주어진 천명"이라며 "어떠한 역할도 마다치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어떠한 역할'로는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해 탈당 및 신당 창당까지도 고려, 더민주가 아닌 곳에서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총선 전인 지난 4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도 "당 지도부가 성립되면 제가 홀연히 떠날 수 있을테니 그 점은 관심을 별로 안가져도 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거취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서 보인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관계가 냉랭함을 넘어 끝났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더민주가 8·27 전당대회 이후 '도로친문당'이 될 경우 김 대표가 외각에서 손학규 전 고문과 손을 잡을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김종인 대표와 손학규 전 고문의 스킨십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재차 손 전 고문 영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 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 중심으로 거론되던 영입론이,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나서면서 공론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최근 당헌·당규를 고치는 것으로 모자라 "손학규 고문이 입당하면 내가 맡고 있는 비대위원장 자리부터 양보하겠다"며 초강수를 둔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