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대전력 사용 15분으로 1년 기본요금 결정…봄·가을에도 비싼 기본료 내야
  • ▲ 서울교육청은 정부에 학교 전기요금체계의 개선을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 서울교육청
    ▲ 서울교육청은 정부에 학교 전기요금체계의 개선을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 서울교육청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사회 전체를 더욱 뜨겁게 만든 것이 전기요금 누진제다. 지금까지 학교의 전기요금은 비교적 저렴한 편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것도 아닌 게 밝혀졌다. 

    서울교육청은 22일 "정부에 불합리한 현재의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가 설명하는 교육용 전기요금은 가정용 전기요금만큼이나 황당한 시스템이다. '피크 전력소모량(15분 간 최대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삼아 1년 기본요금이 좌우된다고 한다. 이런 기준은 한국전력이 정했다고.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 탓에 초·중·고교들이 많은 액수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면서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는 예산낭비는 물론 과도한 전기료 부담을 안겨줘 어린 학생들이 '찜통교실'에서 진이 빠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육청은 전기 사용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기본요금을 적용하는 한국전력공사의 ‘전기 공급 약관’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전력공사 전기 공급 약관에 따르면, 기본요금은 실제 사용 전력량에 관계없이 ‘기본요금 적용전력’에다 단가를 곱해 산출하고 있다고 한다.

    기본요금적용전력은 직전 12개월 중 7~9월, 12~2월의 최대수요전력(피크전력)과 당월 최대전력 중 높은 것을 적용한다고. 이 '피크전력' 또한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15분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초중고교의 경우 전기를 많이 쓰지 않는 봄·가을철에도 여름 또는 겨울의 '피크 전력 사용량'을 기준으로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교육용 전기요금만이라도 당월 또는 분기 단위로 기본 요금제를 변경해줄 것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있는 학교 전력사용 패턴의 특수성을 고려해 1년 단위 기본 요금제를 월 또는 분기 단위 기본요금제로 바꿔달라는 호소다.

    서울교육청의 요구대로 월 단위 기본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각 학교당 연 700만 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서울의 초·중·고교로 보면 연간 95억 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서울 시내 학교가 내는 1년 치 전기요금은 2014년 기준 785억 원에 이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초·중·고교의 전기 사용량은 우린라 전체의 0.6%로 비중이 매우 낮아 월 단위로 기본 요금제를 적용해도 전력기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가정용 만큼이나 불합리한 초중고교 전기요금 산정 방식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