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수 씨 ‘한겨레’서 만평 그리다 2009년부터 웹툰 작가 변신…부산시 등도 홍보
  • ▲ 김세의 MBC기자가 지난 8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김세의 MBC 기자 페이스북 캡쳐
    ▲ 김세의 MBC기자가 지난 8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김세의 MBC 기자 페이스북 캡쳐


    지난 8월 13일 SNS에는 “좌파 성향 웹툰 작가가 법제처기획재정부 홍보 웹툰을 맡아 그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세의 MBC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내용을 올린 것이다.

    관련 내용은 삽시간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무슨 일일까. 확인 결과 김세의 MBC기자가 문제를 제기한 웹툰은 최인수 작가가 그린 것이었다.

    최인수 작가가 조선일보, 한국경제신문 등에 웹툰을 제공하는, 윤서인 작가의 ‘조이라이드’를 비꼬아 ‘조꼴라이드’를 연재한다고 밝힌 내용을 캡쳐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최인수 작가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웹툰을 그리는 것은 그의 자유, 언론의 자유다. 문제는 기획재정부와 법제처 등이 정부 정책 홍보웹툰을 그에게 맡겼다는 점이었다.

    ‘동아일보’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인수 작가는 부산대 디자인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겨레 ‘만화초대석’에서 시사 만화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2009년 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국제디지털만화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전업 웹툰작가로 변신했다. 인제대, 순천대 등에서 강의도 맡고 있다고 한다.

    김세의 MBC기자는 기획재정부, 법제처의 ‘홍보 웹툰’을 문제로 지적했지만, 확인 결과 최인수 작가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었다.

  • ▲ 2012년 2월 15일자 동아일보의 최인수 작가 소개기사. ⓒ동아일보 보도 캡쳐
    ▲ 2012년 2월 15일자 동아일보의 최인수 작가 소개기사. ⓒ동아일보 보도 캡쳐

    최인수 작가는 2008년 9월부터 ‘네이버’에서 ‘하마탱: 일편단심 하여가’라는 웹툰을 게재하며 인기를 끌었고, 2010년에는 ‘1인 창조기업 지식서비스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 사업’에서 ‘하마탱’이 우수 사례로 선정돼 또 한 차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홍보웹툰 용역’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훨씬 전인 2007년부터였다.

    최인수 작가의 블로그 ‘하마툰 닷컴’을 살펴보면, 그에게 맡겨진 ‘홍보성 웹툰’은 적지 않다. ‘코웨이’와 ‘수자원 공사’를 위해 ‘기업문화 카툰’을 그렸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e슈 인터넷’ 등의 홍보 웹툰을 그린 적도 있다.

    2007년 9월 盧정권 당시 행정자치부는 최인수 작가에게 ‘행정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을 홍보하는 웹툰을 의뢰했다. 2008년 8월에는 게임 ‘RF온라인’ 홍보 웹툰을, 같은 해 9월에는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에 웹툰을 납품했고, ‘리테일 매거진’과 ‘청심’이라는 기업을 위해 웹툰을 그렸다.

    통신업체 KTF(現KT)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이밖에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프레스 제조업체 ‘심팩 그룹’ 등도 최인수 작가에게 웹툰을 요청했다. 

    정부 부처로부터 두 번째 홍보 웹툰을 수주한 시기는 2010년 4월이었다. 당시 노동부는 최인수 작가에게 ‘직업능력개발’과 ‘사업주 지원 고용제도’ 등을 홍보하는 웹툰을 맡겼다. 비슷한 시기 교육과학기술부는 최인수 작가에게 ‘마이스터 고교’에 대한 홍보 웹툰을 발주했다.

  • ▲ 부산광역시 공식블로그 '쿨부산'에 게재돼 있는 최인수 작가의 카툰 '아머라카노'의 게재 시기. ⓒ쿨부산 해당 섹션 캡쳐
    ▲ 부산광역시 공식블로그 '쿨부산'에 게재돼 있는 최인수 작가의 카툰 '아머라카노'의 게재 시기. ⓒ쿨부산 해당 섹션 캡쳐

    2011년 3월부터는 부산광역시 대표 블로그 ‘쿨부산’을 통해 ‘아머라카노’라는 웹툰을 게재했다. 부산시를 위한 일종의 ‘홍보성 웹툰’으로 볼 수 있었다.

    2012년 2월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TV 홍보를 위한 웹툰을, 같은 해 4월에는 죽 전문업체 ‘본죽’의 소식지에 실을 웹툰을, 2013년 4월에는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복지정보개발원,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의 ‘현대 로템’을 위해 웹툰을 그렸다.

    2014년에는 ‘농심그룹’으로부터 기업문화 혁신을 소재로 한 웹툰을 의뢰받았고, 한국야구협회(KBO) 또한 그에게 프로야구 앱(App) 관련 홍보 웹툰을 의뢰했다. 프레시안, 과학동아 등 언론사들도 그에게 웹툰을 의뢰했다.

    최인수 작가는 이후로도 상당한 수의 홍보성 웹툰을 그렸다. 법제처는 2014년 5월부터, 기획재정부는 2015년부터 홍보 웹툰을 맡긴 것으로 보였다.

  • ▲ 최인수 작가 블로그에 있는 기업의뢰 웹툰 목록 일부. 그가 웹툰을 그렸다고 해서 내용까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최인수 작가 블로그 외주섹션 캡쳐
    ▲ 최인수 작가 블로그에 있는 기업의뢰 웹툰 목록 일부. 그가 웹툰을 그렸다고 해서 내용까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최인수 작가 블로그 외주섹션 캡쳐

    최인수 작가는 2015년 7월에는 ‘롯데그룹’의 의뢰를 받아 포스터를 그렸으나, 직원들을 소에 빗대어 표현하는 바람에 그룹 직원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보인 최인수 작가가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윤서인 작가의 ‘조이라이드’를 비꼬고 비난하는 것은 자유다.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정책이나 정책기조를 비판 또는 비난하는 모습을 왕왕 보였던 최인수 작가에게, 돈을 들여가며 ‘홍보성 웹툰’을 맡겨온 정부 부처, 지자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은 앞으로 논란이 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