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20년 근무하며 비자금 총괄관리…북한은 물론 서방국가 ‘첩보전’ 시작
  • "잘 파봐. 여기 그때 고모부랑 같이 묻었단 말이야." 유럽에서 북한 비자금을 관리하던 인물이 망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보도 내용대로라면 북한은 앞으로 '땅파서 돈 벌어야'할 가능성이 높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잘 파봐. 여기 그때 고모부랑 같이 묻었단 말이야." 유럽에서 북한 비자금을 관리하던 인물이 망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보도 내용대로라면 북한은 앞으로 '땅파서 돈 벌어야'할 가능성이 높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영국 주재 北대사관의 태용호 공사와 러시아 주재 北대사관 김철성 서기관의 한국 귀순 소식이 나오는 가운데 유럽 주재 북한 외교관이 김정은의 비자금 4,000억 원 가량을 갖고 잠적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아일보’는 19일 유럽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노동당 39호실 대성지도국 유럽지국 총책임자가 두 아들과 함께 지난 6월 잠적, 극비리에 현지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소식통을 인용, “이 사람이 관리하던 자금은 유로, 파운드, 달러 등을 합쳐 4,000억 원 정도에 이른다”면서 “이 사람이 안전한 망명지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에서 특수요원들을 대거 파견했고, 유럽 내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해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도 이 사람을 망명시키기 위해 극비리에 작전 중”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문제의 비자금 총책이 지난 20년 동안 유럽에 살면서, 유럽 내 북한자산 관리를 총괄했으며, 이 때문에 김정은 일가의 비자금이 유럽에서 어떻게 흐르는지, 사치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는 소식통의 이야기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사실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현재 ‘동아일보’의 보도를 확인해줄 수 있는 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동아일보’가 접촉한 유럽의 대북소식통 이야기가 사실일 경우 김정은 집단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과거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남긴 비자금 등의 규모가 40~5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10% 가까운 돈이 사라진 꼴이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4년 동안 벌어들인 돈과 맞먹는다.

    또한 이 인물이 김씨 일가의 비자금 관리 및 사용 내역, 자금세탁 경로 등을 공개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들에 따라, 유럽에 숨겨져 있는 모든 북한 자금이 동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5년 美재무부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제재를 했을 당시 북한 당국이 다양한 안전장치를 만들어 놔 관계자 혼자서 자금을 이체하지 못한 사례를 근거로 “4억 달러를 혼자서 챙겨 잠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풀려진 이야기일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