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 15년전 "이회창이 이놈" 발언보다는 '양반'이라 다행인가
  •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눈을 감고 고인을 추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눈을 감고 고인을 추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에서는 호남 출신이라, 호남에서는 새누리당이라 서러웠다"던 이정현 대표가 호남 출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울컥' 눈물을 보였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8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엄수된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7주기 추도식에 정진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참석했다. 해방 이후 유일한 호남 출신 대통령의 추도식에 해방 후 첫 호남 출신 보수정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DJ 7주기 추도식에서 이정현 대표는 여러 차례 눈시울을 붉혔다. '당신은 우리입니다'라는 추도곡이 울려퍼질 때 눈시울을 붉혔던 이정현 대표는, 이어 DJ의 육성이 담긴 영상이 흐르자 여러 차례에 걸쳐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보였다.

    추도식장을 나서며 취재진과 만난 이정현 대표는 DJ를 가리켜 "호남의 위대한 정치지도자"라며 "어렸을 때부터 정치의 모델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아울러 "(DJ를) 보고 자라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생각을 가슴 속에 키워왔다"며 "정말 많은 것을 본받고 싶은 위대한 정치인이자 정치 선배"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이정현 대표를 향해 "생물학적 호남"이라고 매도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DJ 정신을 계승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주자 중의 한 사람이다. 정작 자신은 호남 출신도 아니면서 전북 정읍인 남편의 고향에 기대 '호남의 며느리'를 자칭하며 집표(集票)에만 골몰하고 있다.

    정작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며 그를 전격 발탁했던 DJ는 "호남 사람인 내가 대구에서 며느리를 얻었다"며 좋아했었다.

  •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눈을 감고 고인을 추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눈을 감고 고인을 추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DJ 정신은 동서화합을 향한 것이었는데, 정작 '대구 며느리'라며 발탁된 그가 지금 '호남 며느리'를 자처하며, 상대 정당에서 선출된 호남 출신 대표를 "생물학적 호남"이라고 모멸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편으로 원내 파트너이자 협치의 대상인 상대 정당 신임 대표를 향해 "생물학적 호남"이라고 매도한 것은 그가 15년 전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향해 "이회창이 이놈"이라고 한 것보다는 그나마 '양반'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시 그는 취재기자를 향해 "사주(社主) 같은 놈"이라고 모욕하거나, 자기 기사가 대문호 이문열 작가의 기사보다 작게 나갔다며 마치 정의가 무너진 양 "정의가 바로서야 하는데"라고 펑펑 눈물을 흘리는 등 온갖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15년의 세월과 그동안 더해진 선수(選數)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을 "이회창이 이놈"에서 "생물학적 호남" 수준으로 부드럽게 만들기는 했으되, 동서화합을 염원했던 DJ의 깊은 뜻을 헤아릴만한 경지에는 아직 올려놓지 못했는가 싶다.

    어디 "생물학적 호남" 발언 뿐인가. "생물학적 호남" 발언의 주인공이 소속한 정당과 '호남 민심'을 놓고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또다른 당의 의원은 "(호남 출신 이정현 대표가 선출됐더라도) 그것 때문에 긴장할 필요는 전혀 없다"며 "호남에서 20% 지지를 따겠다는 것은 일종의 환상"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마치 530만 호남 표는 전부 야권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표인양 두 야당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교만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이 때문인지, 이날의 DJ 7주기 추도식은 양당이 'DJ 계승 전쟁'을 벌이는 것이, 마치 예루살렘 대성전 안에서 비둘기를 팔거나 환전을 해주는 것마냥 번잡스런 모양새였다.

    과연 무엇이 진정성 있게 DJ 정신을 계승하는 길인지, 광주와 호남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동서화합과 지역주의 타파, 낙후된 호남의 지역발전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살핀지 응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