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배치 시기 앞당겨라

      뉴스에 의하면 정부가 사드 배치 장소로
    성주(星州) 안의 어떤 골프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의 우려를 무마하기 위한 대안 또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일국의 정부가 사드를 배치하기로 일단 결정을 내렸으면
    그 결정 자체엔 추호의 망설임도 있어선 안 되리란 점이다.


  • 우물쭈물 했다가는 그건 정부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다.
    그러려면 차라리 접시 물에 코를 담그고 자폭하는 편이 옳다.

      의아한 것은, 이왕 배치하기로 했으면 빨리 할 일이지
    왜 ‘내년 말’까지로 미루고 있느냔 것이다.
    중요한 일일 수록 전광석화로 해치워야지,
    그렇게 질질 끌다간 공연히 잡음만 키울 수 있다.
    8. 15 광복절이 다가오면서 일부 이념 단체들은
    도심 아스팔트 위에서 대규모 ‘사드 반대’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그런 계열에 마치 "어서 나와 시위를 하라“고 유도라도 하는 것인가,
    시간을 그렇게 느긋하게 잡게...

      내년 말이면 우리 내부엔 대통령 선거가 있을 시점이다.
    미국은 혹시 그 때 ‘사드 반대파’가 집권할 경우를 상정(想定)해
    그런 ‘두고 보기’ 기간을 설정한 것인가?
    아니면 박근혜 정부가 대선 민심을 고려해
    사드 배치를 선거 후로 미루자고 한 건가?
    여론의 약 60%는 그러나 사드 배치에 찬성하고 있지 않은가?
    '내년 말’이란 ‘시간’이 어째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게
    필자만의 과민이었으면 한다.

     우파 정부 하의 반정부 세력이나 반체제 세력에 의해서든,
    아니면 선거에서 이긴 좌파 정부에 의해서든,
    이번에 만약 사드 배치 방침이 만에 하나 지체되거나 철회될 경우엔,
    한-미 동맹은 거기서 ‘끝의 시작’을 만날 것이다.

    그럴 경우 미국은 한국을 더 이상 신뢰할 만한 동맹 파트너로 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을 ‘중국 영향권에 흡인된 나라’
    따라서 미국의 신(新) 애치슨 라인(아시아 방위선)에서
    다시 한 번 제외시켜야 할 나라로 설정할지도 모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같은 심정이 미국의 여-야-싱크 탱크-여론에 널리 퍼질수록 더욱..

      이래서 정부는 ‘내년 말’까지란 기간이
    우리 아닌 미국 측의 의지일 경우엔 교섭을 다시 해서라도
    사드 배치 시기를 가능한 한 앞당길 방도를 강구해보기 바란다.
    도대체 적군(敵軍)은 매사 기민한데 아군(我軍)은 이렇게 거북이 걸음인 까닭이 무엇인가?
    ‘내년 말’이라니, 무기 하나 실어다 놓는데 1년 반 씩이나 걸려?

     이게 아니더라도, 박근혜 정부는 외교안보의 기조(基調)를 새삼 재정비해야 한다.
    미국-중국 사이에서 ‘양쪽의 동시적인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운운 하며
    해롱댄 건 순전한 헛발질이요, 잠꼬대였음이 확실하게 입증되었다.
    우리에겐 한-미 동맹 외엔 아무 것도
    ’보다 나은 대안(代案)‘이 아니고 못 된다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그렇다면 그 ’실패한 실험‘은 안 될 일을 바란 것이었음을 허심탄회하게 인정하고,
    이제부터는 다시 한-미 동맹 외교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미국의 정책 수립가들과 싱크 탱크들은 우리를
    이미 불신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와 토쿄를 방문했을 때
    한국을 빼놓은 게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다.

      한-미 동맹이 굳건해야만 중국과도 이야기가 제대로, 상호적으로 될 수 있다.
    한-미 동맹이 흐트러지면 공산당 중국은 그날로
    우리를 대등한 외교상대로 보지 않고 완전히 깔아뭉개려 들 것이다.
    이걸 모르고 뭐 “미-중 사이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받는다”고? 나 원 참!

      국내 친중파(親中派)도 이런 이치를 잘 알기 때문에
    ‘사드 반대’에 저렇듯 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사드를 좌절시켜, 다시 말해 한-미 동맹의 의도를 좌절시켜,
    그렇게 해서 반미(反美)를 다그쳐서 미국이 한-미 동맹에 환멸을 갖게끔 만들자”는 게
    저들의 전략 목표다.

      이걸 조금이라도 안다면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 친중파의 사드 반대 투쟁이
    적법한 선을 넘지 못하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왜 그렇게 시간을 끄는가?
    이왕 갖다놓기로 했으면 어느 날 밤 턱 갖다 놓으면 될 일이지,
    무얼 그렇게 꾸물대는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