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까지 3,600대 엔진교체 및 매연저감장치(DPF) 장착 비용 최대 95% 정부 지원
  • 지난 5월 23일 환경부는 "고등어 구이를 요리할 때 실내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펴 전국민의 조롱을 받았다. ⓒM
    ▲ 지난 5월 23일 환경부는 "고등어 구이를 요리할 때 실내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펴 전국민의 조롱을 받았다. ⓒM


    2016년 초부터 환경부 등을 시작으로 서울시 등은 “국내 미세먼지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숯불구이’ ‘고등어 구이’ 등 별의별 이상한 이야기를 해대기 시작했다.

    이런 주장에 국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잠잠해지는가 싶었던 ‘국산 미세먼지’ 논란에 서울시가 다시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10일 “국내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 가운데 하나인 노후 건설기계의 매연을 줄이기 위해 2018년까지 총 3,600대의 노후 건설기계 엔진을 교체하거나 매연저감장치(DPF) 장착할 때 비용을 지원해주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건설기계는 서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17%를 뿜어내는 오염원”이라면서 “서울 시내에 있는 4만 6,413대의 건설기계 가운데 2004년 이전 등록한 노후 건설기계가 2만 3,090대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016년 600대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3,600대의 노후 건설기계에 대해 엔진 교체 또는 매연저감장치 부착 등을 할 때 비용의 85~95%까지 정부 보조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노후 건설기계에 장착하는 매연저감장치 비용은 최저 500만 원대에서 최고 1,000만 원에 달한다. 엔진 교체는 그 비용이 차종 별로 다르지만 1,0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 서울시는 1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노후 건설기계가 서울 미세먼지의 17%를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관련 자료로 제시한 도표. ⓒ서울시 보도자료
    ▲ 서울시는 1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노후 건설기계가 서울 미세먼지의 17%를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관련 자료로 제시한 도표. ⓒ서울시 보도자료

    서울시가 지목한, 엔진 교체 및 매연저감장치 부착 지원 대상 건설기계는 덤프트럭, 콘크리트 펌프, 콘크리트 믹서 트럭, 굴삭기, 지게차다. 서울시는 이런 장비들이 전체 건설기계 오염물질 배출량의 86.1%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덤프 트럭, 콘크리트 펌프 트럭, 콘크리트 믹서 트럭에 대해서는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고, 굴삭기, 지게차에 대해서는 신형 엔진으로 교차하는 식으로 ‘미세먼지’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측은 “매연저감장치 부착으로 미세먼지를 최대 80% 이상 저감할 수 있고, 신형엔진을 교치하면 미세먼지는 최대 60%, 질소산화물은 40% 저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매연저감장치의 경우 2016년 200대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2,000대에 부착하고, 엔진 교체 지원은 2016년 400대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1,600대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노후 건설기계’의 매연저감장치 부착 및 엔진 교체를 유도하기 위해 시청이 발주한 건축공사장 87개, 도로공사 50개, 지하철 공사 13개 현장에 대해서는 ‘저공해 조치’, 즉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거나 엔진을 교체한 건설 장비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앞으로 발주하는 건설 공사 때 ‘서울시 공사계약특수조건’을 만드는 것은 물론, 현재 작업 중인 공사장에 대해서도 다음 단계 계약을 할 때 ‘저공해 건설기계’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를 지키지 않는 시공업체에 대해서는 벌점을 부과하거나 시공평가 시 ‘환경관리분야 하위평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고, 공사 완료 후에도 평가를 통해 업체의 공공 공사 입찰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유재룡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노후 건설기계 저공해 조치는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과 함께 미세먼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인 만큼 철저히 시행할 것”이라며 “비용의 85~90%를 지원해드리는 만큼 건설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이 평소에 느끼는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은 서울 도심 곳곳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전세버스’들과 건설기계를 포함한 대형 차량 들이다.

  • 지난 6월 1일 양화대교 남단 노들길에서 25톤 덤프트럭이 승용차를 추돌한 뒤 100m 가까이 그대로 전진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시민들은 도심을 질주하는 모든 대형차량들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가 많다고 호소한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서울시 보도자료
    ▲ 지난 6월 1일 양화대교 남단 노들길에서 25톤 덤프트럭이 승용차를 추돌한 뒤 100m 가까이 그대로 전진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시민들은 도심을 질주하는 모든 대형차량들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가 많다고 호소한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서울시 보도자료

    특히 전세버스의 경우 서울 곳곳에 새로 생긴 면세점과 식당 앞 차도, 관광지와 도심 인근에 아무렇게나 주정차 해놓고 시동을 켠 채 관광객을 기다리는 버스들은 무더운 여름, 행인들에게 ‘열풍’을 뿜어댈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서울시에 차고지를 등록한 3,900여 대의 전세버스 90% 이상이 경유 차량이라는 점, 이들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오는 수백여 대의 전세버스 또한 경유 차량이라는 점, 대형 차량의 난폭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꾸준히 증가추세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서울시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당장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와 ‘대형 차량의 시내진입 허용’ 정책부터 바꾸는 게 순서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