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 경력 단절도 결혼 망설이는 큰 이유 중 하나
  • 2013년 9월 미혼남녀의 결혼비용에 대한 생각과 현실 차이를 다룬 KBS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요구하는 결혼조건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KBS 파노라마 화면 캡쳐
    ▲ 2013년 9월 미혼남녀의 결혼비용에 대한 생각과 현실 차이를 다룬 KBS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요구하는 결혼조건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KBS 파노라마 화면 캡쳐


    30세 이상 미혼남녀들에게 "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느냐" 묻자 남성은 경제적 문제, 여성은 '눈높이에 맞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3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도 전국 출산력 조사'에 따르면 30~44세의 미혼남녀 839명(남성 446명, 여성 393명)을 대상으로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본 결과 남성은 경제적 이유와 관련한 항목에 답한 비율의 41.4%에 달했다. 

    미혼남성은 '소득이 낮다(10.9%)', '집이 마련되지 않았다(8.3%)', '결혼 생활 비용 부담이 크다(7.9%)', '고용상태가 불안하다(5.7%)', '결혼 비용이 마련되지 않았다(4.4%)', '실업상태(4.2%)' 등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8.6%)', '적당한 결혼 시기를 놓쳤다(7.1%)', '결혼할 생각이 없다(6.8%)' 등의 대답도 나왔다.

    미혼여성은 '경제적 문제로 결혼을 안 했다'는 응답율이 11.2%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소득이 낮다(3.5%)', '결혼 비용이 마련되지 않았다(2.3%)', '결혼 후 생활 비용 부담이 크다(2.0%)', '고용상태가 불안하다(1.6%)', '실업상태(1.3%)', '집이 마련되지 않았다(0.5%)' 등이었다. 

    미혼여성의 경우 '사회경력 단절'을 걱정해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있었다.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해지고 싶다(9.2%)', '결혼 생활과 직장일 동시 수행 곤란, 결혼 생활로 본인의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7.7%)'라는 응답들이 보였다. 

    이밖에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11.0%), '결혼에 적당한 시기를 놓쳤다'(6.5%),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5.0%), '상대방에 구속되기 싫다'(4.4%)는 응답을 한 미혼여성들도 있었다.

    미혼남녀 모두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지만, 남성은 17.2%인 반면 여성은 32.5%로 훨씬 높은 응답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미혼여성들의 대답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최근의 사회적 세태와 미디어에 보도된 내용에 대입해 보면, 미혼여성들이 찾는 '눈높이에 맞는 남자'라는 조건이 실은 경제력, 그 가운데서도 3억 원 이상의 '전세값'을 별 부담없이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즉 30대 미혼여성들이 비슷한 또래의 미혼 남성과 만나고자 하면서, 50대 이상이 가진 '경제적 여건'을 요구하는 것이 30대 미혼들의 이들의 결혼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