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국가…결과 지켜봐야"비박계 "대통령에 누 끼쳤다… 즉각 사퇴하라"
  • ▲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자들이 29일 TV 토론회에 참석해 정견을 발표했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자들이 29일 TV 토론회에 참석해 정견을 발표했다. ⓒ뉴시스 DB

    오는 8.9 전당대회에 나서는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들이 1차 TV 토론회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와 개각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다만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가 철저한 안보의식을 부르짖으며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들은 29일 〈채널 A〉에서 주최한 1차 토론회에 참석해 당 대표 선거에 평소 소신을 설명했다.

    다섯 후보는 정책에서는 대부분 공감대를 이뤘지만, 청와대를 둘러싼 질문에 대해서는 계파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퇴 여부와 시기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주영·이정현 후보는 즉각 사퇴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한선교·정병국·주호영 의원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우병우 수석은)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만으로도 대통령에게 엄청난 누를 끼치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에게 가장 큰 덕목이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위 여부를 떠나 구설에 올라 누를 끼쳤다고 한다면 즉각 사퇴가 맞다"며 "시시비비는 물러난 뒤에 가려도 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도 "고위공직자, 특히 정무직은 사법적 책임과 정무적 책임이 모두 있다"면서 "정무직 책임은 판단하자마자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우 수석은 진경준 검사장을 검증하는 데 실패한 책임이 없지 않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 역시 "의혹만으로 민정수석이 사퇴한다는 게 무리가 있지 않냐는 생각이 있었는데, 차라리 감찰이 시작됐기 때문에 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이 시점에 결심해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은 "아무리 의혹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라면서 "위법행위가 명확히 드러난 것도 아니다. 특별 감찰반에 의한 감찰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에 따른 엄정한 잣대가 적용되는 것이 옳다"고 반박했다.

    다만 "정무적으로는 대통령의 부담이 된다고 하면 자신이 판단해 책임이거나 사퇴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역시 "의혹의 내용만 보면 국민 정서나 감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아무리 죽을죄를 진 사람이라도 사실에 따른 엄중한 법의 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그때 가서는 본인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진위를 가리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개각에서도 친박과 비박은 서로 견해차를 보였다. 다만 앞서 우병우 수석에 대한 질문에서는 주호영, 정병국 의원과 같은 대답을 내놨던 한선교 의원이 이번에는 이주영, 이정현 의원과 입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한선교 의원은 "전면개각에는 반대하지만, 피로도가 쌓인 분들 아리던지, 기강이 느슨한 부처는 개각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정현 의원도 같은 생각임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개각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국면 전환용 개각은 반대한다. 잦은 개각이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이주영 의원은 "이정현 의원과 비슷한 견해"라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두 사람의 의견에 일견 동의하면서도 개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 의원은 "정책 집행의 일관성 측면에서 잦은 개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마지막 국정을 다잡고 매진하는 데 필요한 부처는 개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병국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비박 색채를 분명히 했다. "전반적으로 피로도 문제를 말하는데, 지금 국민은 국가가 총체적 위기라 한다"면서 국면 전환용 개각도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렇게 날을 세우던 다섯 사람 모두 사드 배치 시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시급한 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선교 의원은 "문제가 너무 쉬운 것 같다"면서 고민할 여지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주영 의원은 "북한이 이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여러 차례 했는데 대응 체제가 없으면 안 된다"면서 "(사드 배치는)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되는 생존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이정현 의원은 "사드는 우산"이라며 "비가 언제 올지 모르므로 우산 들여오는 것을 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우산에 빗댄 셈이다.

    정병국 의원은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다섯 후보가 역시 새누리당 후보라는 것이 확인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TV 토론회는 원래 6명을 기준으로 준비됐지만, 김용태-정병국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5명으로 진행됐다. 정병국 의원은 "내가 출마를 안 했다면 나머지 네 후보 중 어떤 후보가 적임자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빚을 진 사람이 있다. 제가 안 됐으면 김용태 의원이 이 자리에 있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