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나서 조율했지만…결국 단일화 못 이뤄
  •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과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 (오른쪽에서 두 번째). 두 사람은 각자 인접한 지역구에서 재선을 했다. 두 사람의 단일화를 충청권 의원들이 시도했으나,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과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 (오른쪽에서 두 번째). 두 사람은 각자 인접한 지역구에서 재선을 했다. 두 사람의 단일화를 충청권 의원들이 시도했으나,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과 이장우 의원이 29일 오전, 출마의 변을 통해 서로에 날을 세웠다.

    앞서 여러 차례의 단일화 논의에도 불구하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두 사람이어서 전대에서 혈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듯 "부모로부터 부와 명예, 권력을 세습 받은 금수저로 태어나 정치판에서 흙수저 행세하는 이런 리더십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면서 "이런 위선과 가식을 이번 기회에 혁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보수의 가치 실현으로 당을 혁신하고 올바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흙수저 위원회 설치 ▲ 보여주기식 임기응변식 당무 척결 ▲전 당원 투표제 도입 ▲당 중앙위 위상 재정립 ▲ 원외위원장 당무 참여 확대 ▲책임당원 권리 강화 등을 공약을 제시했다.

    나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결여된 보수는 배부른 돼지와 다를 바가 없다"면서 "미국 공화당 링컨 대통령의 정신을 기본으로 삼아 우리 당이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참다운 보수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링컨 대통령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불굴의 의지로 노예를 해방하면서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는 이를 위해 때로는 민주주의적 절차인 투표를 거부하기도 했다. 인간의 기본권은 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장우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단일화 성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뜻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과의 단일화는 야합"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의 어떠한 단일화 제안에도 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 여기에 정용기 의원도 지지 않고 곧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권력분산형 개헌'을 내세우며 친박계를 에둘러 비판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진정으로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권력 분산형 개헌을 위해 뛰겠다"면서 "다 행사하기도 어려운 엄청난 권력을 대통령 1인에 부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취재진에 "지난 27일 저녁까지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 이장우 의원과 접촉했지만, 이 의원은 여론조사 등 어떤 방식으로의 단일화 제안도 거절했다"고 전했다. 계파 대표를 자처하면서 화합과 통합을 거부한 것은 이 의원 쪽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충청권에서는 정용기-이장우 의원은 물론 최연혜 의원도 최고위원에 출마한 상태다. 1인 2표제라고는 하지만 충청에서 표가 갈릴 수 있어 우려하고 목소리도 있다. 이에 정우택 의원이 주축이 돼 두 사람의 단일화를 위해 여러차례 충청권 의원들이 한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못한 바 있다. 

    두 의원 간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는 이유로는 다른 계파색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감정도 있는 듯 보인다. 두 의원이 상대방 후보를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고 있어 단일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 A 의원은 "정 의원은 구청장을 두 번 한 경험이 있어, 이 의원에 정치 선배라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한 바 있다. 두 사람은 같은 재선 의원이다.

    정용기 의원은 "그간 최고위원은 지역 대표성도 고려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충청권의 맹주 자리를 놓고 자존심을 건 혈투를 벌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