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절체절명 위기에도 사드 여론전... "중국 핑계대며 북한 옹호"
  • ▲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
    ▲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

    각종 비리 혐의 수사로 위기에 몰린 국민의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 무차별 난사를 가하고 있다. 사드 배치에 찬성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물론, 사드 반대론자인 우상호 원내대표를 상대로도 공세를 펼치면서, 다급해진 국민의당이 이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2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집권을 위해서 사드배치 결정 같은 국가적 중대사에 대해서 위해서 공당인 제1야당이 당론을 정하고 있지 않다"며 "무책임하다. 직무유기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의원은 우 원내대표를 겨냥, "우상호 대표는 '당론을 정하지 않은 게 당론이다'라는 화려한 수사로서 상황을 얼버무리고 있다"며 "우상호 의원이 누구인가? 엄혹한 군부독재시대에 민주화운동을 한 투혼을 발휘한 사람인데, 집권을 위해서 이렇게 변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다"고 맹비난했다.

    김종인 대표를 향해 '사드 반대'를 강하게 부추겼던 국민의당이 김 대표의 요지부동에 우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무차별 공세를 펼친 것이다.

    이를 두고 야권 안팎에서는 김수민·박선숙 의원의 비리 의혹 관련 검찰 수사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국민의당이 자신들의 편을 들지 않고 있는 더민주를 향해 공세를 퍼부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조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같은 야당이 탄압받을 때 뒷짐 지고 있는 당도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 제1야당인 더민주가 야당다운 모습을 찾을 때 야당이 권력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낼 자유를 얻는다. (더민주가) 야당 전체의 큰 우산이 되길 바란다"며 더민주에 사법부를 향한 정치공세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꺼져가는 '사드 반대' 불씨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 "거듭 환영한다. 이종걸 후보 역시 사드 반대 입장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제 더불어민주당 4명의 당 대표 후보와 절대다수 99.9%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드 반대 입장이라고 하면 김종인 대표가 입장 전환을 할 때"라고 주장했다.

    주승용 의원도 "더불어민주당 대부분의 의원님들께서도 사드배치에 반대하고 있고, 유독 김종인 대표만 찬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 의원은 또 "이번 아세안안보포럼에서, 중국의 왕위부장의 불만 섞인 태도는 우리 국민에게 불쾌함을 안겨주었다.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키우고 북한을 변화시키려면 정부의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중국의 오만한 행태를 비판하기보다는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 발언만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가까운 박 위원장이 중국과의 마찰 방지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실질적으로는 북한을 편드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은 지난 27일 '사드배치지지 결의대회'에서 박 위원장 등을 겨냥, "중국을 무서워하는 친중파를 가만히 보면 북한을 대놓고 옹호하기 어려워 중국을 핑계대고 있는 것 같다. 친중파의 본심은 종북주의까지 연결됐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