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최고위원 간에 합종연횡 본격화… 타 캠프도 셈법 복잡해질 듯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자로 출마한 이주영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전당대회 출정식을 열고 압승을 다짐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자로 출마한 이주영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전당대회 출정식을 열고 압승을 다짐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주영 의원이 8·9 전당대회 승리를 다짐하는 출정식을 거행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함진규 의원도 이주영 의원의 출정식에 내빈으로 참석해 직접 축사를 하는 등 '대세론'으로 떠오른 이주영 의원을 둘러싼 연대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은 29일 오전 후보등록 직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좁은 실내 공간에 지지자 500여 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단상에는 '압승'이라는 구호와 함께 '이주영과 함께 밝은 미래로'라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이주영 의원 내외는 지지자 500여 명의 뜨거운 연호 속에서 단상에 올랐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출정식에서도 지금까지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다소 쉰 목소리에도 실내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목소리를 높이며, 손동작도 크고 단호하게 가져갔다.

    그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렇기에 이주영 의원을 평소 가까이에서 잘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그의 강한 내면을 잘 알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온순한 이미지를 '대가 약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그간 당내 경선에서 번번이 패했던 패인(敗因)으로 분석한 이주영 의원은 이번 8·9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는 의도적으로 강한 면모를 부각하려 애써왔다는 분석이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출정식 인사말에서 "어려울 때마다 당을 일으켜왔는데 4·13 총선 패배로 또다시 당이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을 그냥 앉아서 두고볼 수 없어서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당이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마다 이주영이 나서면 안 되는 일이 없었다"며 "이번에도 이주영이 나섰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좌초했지만 반드시 다시 재건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지지자들은 "맞습니다"라고 맞장구를 치며 "이주영"을 연신 연호하는 등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대세론(大勢論) 등에 따른 조직의 긴장 이완과 방심·교만을 우려한 듯 '총력 득표 활동'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열 하루 동안의 경선이 시작됐다"며 "고락을 같이 해온 동지 여러분들, 지금부터 이제 총력을 기울여서 뛰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그러면서 "캠프는 비워놔도 된다"며 "국민 속으로, 당원 속으로 함께 전진해가자"고 호소했다.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함진규 의원이 29일 당대표 후보자인 이주영 의원의 전당대회 출정식에 내빈 자격으로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함진규 의원이 29일 당대표 후보자인 이주영 의원의 전당대회 출정식에 내빈 자격으로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편 이날 출정식 장소에는 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함진규 의원(재선·경기 시흥갑)이 내빈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함진규 의원은 "앞으로 우리 당을 이주영 대표와 함께 이끌고 갈 함진규 최고위원을 소개한다"는 사회자 멘트와 함께 환호 속에서 등장했다.

    벌써부터 당대표 후보자와 최고위원 후보자 간의 연대와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분위기인 것이다.

    친박(親朴)으로 분류되는 함진규 의원은 그간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으나, 홍문종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로 방향을 선회하자 이주영 의원의 출정식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이주영 의원과의 연대를 공식화한 셈이다.

    PK(부산·경남) 출신 범친박(汎親朴) 이주영 의원과 수도권 출신 친박 함진규 의원 사이의 연대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공식화된 이상 타 최고위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조만간 몇몇 형태의 연대 공식화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내빈으로서 축사를 맡은 함진규 의원은 "이주영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마다 많은 역할을 했다"며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도 해수부장관으로서 머리도 못 깎고, 이순신 장군마냥 머리가 흩날리더라"고 업적을 상기시켰다.

    이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뜻을 이룰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출정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추어올렸다.

    아울러 최고위원 후보자로서 자신에 대한 지지 호소도 잊지 않았다. 이번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는 당대표 1인1표, 최고위원 1인2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대표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지역적 약점을 보완해줄 최고위원 후보자와의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고위원 후보자는 당대표 후보자 뿐만 아니라 같은 최고위원 후보자끼리도 일정 부분 연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함진규 의원은 "최고위원도 지도부 구성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수도권, 서울·경기·인천에서는 (최고위원 후보자로) 내가 혼자 나왔다"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이주영 의원이 말한대로 현 정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 민심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주영 의원만 생각하지 말고 나도 좀 도와줘서 지도부가 멋있게 출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