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편으로 김정은·북한체제 홍보 부탁…번번히 거절당해
  • ▲ 북한 외교관들이 해외에서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를 폭로한 현지 언론사들을 찾아가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남아공 주재 김창렵 북한대사의 협박 편지 내용을 게재한 현지 매체 '데일리 마베릭(Daily Maverick)'의 기사.ⓒ'데일리 마베릭(Daily Maverick)' 홈페이지 캡쳐
    ▲ 북한 외교관들이 해외에서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를 폭로한 현지 언론사들을 찾아가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남아공 주재 김창렵 북한대사의 협박 편지 내용을 게재한 현지 매체 '데일리 마베릭(Daily Maverick)'의 기사.ⓒ'데일리 마베릭(Daily Maverick)' 홈페이지 캡쳐

    북한의 각종 불법 외화벌이 사업을 보도한 외신들이 최근 현지 북한 외교관으로부터 협박과 난동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지난 17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유럭 일간지 '데일리 마베릭(Daily Maverick)'은 남아공 주재 김창렵 북한대사의 '협박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편지에는 "우리 나라의 운명이자 미래인 최고 지도자를 비난한 더러운 기사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데일리 마베릭'은 신속하게 관련 기사 전부를 삭제하고 향후 기사를 작성할 시에는 공정성과 신중성을 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데일리 마베릭'은 지난 12일 아프리카 남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뿔소 뿔 밀수에 남아공 주재 북한 외교관이 연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김창렵 駐남아공 북한 대사는 이 기사에 대한 불만을 품고 '데일리 마베릭'에 협박성 편지를 보냈으나, 해당 매체는 편지내용을 게재, 오히려 공개망신을 줬다.

    북한이 현지 외교관을 통해 언론사를 협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6월 7일 탄자니아 내 북한병원의 불법운영 실태를 보도한 현지 일간지 '시티즌(The Citizen)' 사무실에 북한 의사 길영혁 등 4명이 난입해 난동을 피웠다고 한다.

    이들은 보도된 기사들 가운데 자신들의 병원을 '양아치 병원(rogue clinic)'이라고 묘사한 것을 문제 삼았으며 거칠게 항의했다고 한다.

    지난 5월 2일 민주콩고에서는 "적도기니 내에 북한 비밀 수용소가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일간지 '르포텡시엘(Le Potential)' 사무실에 민주콩고 주재 북한대사관의 조영남 참사와 최명훈 서기관이 찾아와 "기사 출처를 대라"며 난동을 피웠다고 한다.

    6월 15일에는 아프리카 내 북한 병원의 불법실태를 폭로한 민주콩고 일간지 '르옵세르바퇴르(L'Observateur)'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물려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라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고발기사를 게재한 언론사에 대한 협박과 난동을 일삼는 북한은 다른 면으로는 김정은 체제 홍보를 부탁하며 굽실거리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앙골라의 김현일 북한 대사는 지난 6월 18일 앙골라 관영 통신사인 '앙곱(ANGOP)'를 방문해 김정은과 북한체제를 홍보할 수 있도록 취재와 보도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안광일 북한 대사는 지난 6월 18일 현지 유력 일간지인 '자카르타 포스트(The Jakerta Post)'를 직접 방문했으나, 이 매체는 구체적 설명 없이 사진기사로만 간단히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