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이 의원, 전대 출마 선언..文 겨냥 "열린 문이 필요해"
  • ▲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28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구도가 친문(親文·친문재인) 후보 3인과 비문(非文·비문재인) 후보 1인 등 4파전으로 형성됐다. 출마 여부를 두고 갈피를 못잡던 비주류 이종걸 의원이 이날 마지막 출사표를 던지면서다.

    이로써 이번 당대표 경선은 친문세력에 구애하는 추미애·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비문세력의 지원이 절실한 비주류 이종걸 의원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 의원의 가세가 이번 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자칫 친문세력 그들만의 심심한 잔치로 치러질 뻔했던 이번 전대에 '비문'라는 계파대결의 양념이 첨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또 한 번 표면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고, 비주류의 표 분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의원의 불출마가 오히려 비주류에 유리할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도 나온다.

    친문 후보들만 선거를 치룰 경우 편파적인 반쪽 선거라는 비판을 제기할 수 있고, 특히 친문 핵심이자 '문재인 호위무사'로 불리는 김상곤 전 위원장이 당선될 경우, 기득권 세력의 비민주적 당권 운영으로 오히려 야권 새판 짜기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일각에선 김종인 대표와 비주류 의원들이 이종걸 의원의 출마를 극구 반대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당장 다음달 5일에 치러질 예비경선이 친문과 비문 대결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더민주 전당준비위원회는 4명 이상의 후보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3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와 이종걸 의원(오른쪽).ⓒ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와 이종걸 의원(오른쪽).ⓒ이종현 기자
    경선 과정에서는 친노(親盧·친노무현) 운동권 등 주류 측의 표심을 얻기 위한, 친문 후보들의 강경 발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의원은 이날 당대표 후보등록 기자회견에서 "지난 대선은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가 개입한 유례없는 관권선거였다"며 "이번 대선에도 이와 같은 헌정질서 파괴행위가 지속된다면 정권교체의 희망도 사라지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무너질 것"이라고 대선 불복성 발언을 했다.

    반면 이종걸 의원은 친노·친문세력을 향해 돌직구를 날리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더민주의 당대표는 유력한 대선 후보의 호위무사가 아니다"며 친문계에 구애하고 있는 세 후보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또 "탄생부터 어느 한 쪽에 치우친 당대표가 되면 역량 있는 후보들이 선뜻 대선 경쟁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게 하고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기도 힘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내년 대선후보로 선출될 것이란 '문재인 대세론'을 정면 비판한 셈이다. 문 전 대표 만의 식상한 독주 구도로는 정권교체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이 의원은 문 전 대표를 겨냥,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당이 단일한 세력으로 획일화 돼서는 안 된다"며 "닫힌 문이 아니라 열린 문이 필요하다. 좁은 문이 아니라 넓은 문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