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곰 사냥한 뒤 간부들에게 헌납 안하면 처벌"
  • 북한이 노동당 간부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곰쓸개를 중국으로부터 열심히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중국 정부가 동물보호를 위해 곰쓸개즙 생산 농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노동당 간부들에게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여전히 곰쓸개 수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곰쓸개가 간과 정력에게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당 간부나 돈 많은 부자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또한 곰쓸개와 함께 중풍에 좋다고 알려진 사향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북중 국경지역 사정에 밝은 탈북자 정 모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산 곰쓸개와 사향이 주로 러시아 국경과 접하고 있는, 중국 헤이륭장(黑龍江)省의 쑤이펀허(綏芬河)市에서 거래돼 북한으로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쑤이펀허市는 과거 북한이 러시아산 무기를 사들이던 암시장이 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정 씨는 "또한 대북제재가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북한 상인들이 이곳 쑤이펀허에 와서 한 번에 많게는 수백 킬로그램의 곰쓸개와 사향을 사서 북한으로 가지고 들어간다"며 "중국 세관 당국의 검사 및 검열은 있으나 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북한에서도 곰 쓸개즙 채취를 위한 곰 사육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사라지고 중국으로부터 최소한 겉으로는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들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정착한 또 다른 탈북자 김 모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산림훼손 등으로 북한 내의 곰들이 점차 사라지자, 상당량의 곰쓸개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다"며 "이와 함께 러시아에 파견됐던 해외 노동자들이 귀국하면서 곰 쓸개를 갖고 들어와 당 간부들에게 바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 내에서 어쩌다 곰을 잡더라도 곰쓸개나 곰발바닥, 즉 발통을 간부에게 갖다 바치지 않으면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북한은 1983년 중국 측에 살아있는 곰의 쓸개에서 쓸개즙을 뽑아내는 기술을 전수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지원으로 운영되는 인터넷 매체 '식스톤(Sixthtone)'은 지난 25일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북한에서 배운 곰 쓸개즙 채취 기술로 1984년에 중국 최초로 쓸개즙 채취를 위한 곰 농장이 문을 열게 됐다고 소개했다.

    현재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곰 쓸개 채취농장은 모두 68곳이고, 총 2만여 마리의 살아 있는 곰으로부터 쓸개즙을 뽑아내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5일 동물보호 차원에서 2020년까지 일단 소규모 곰농장을 폐쇄하고, 2035년까지는 모든 곰쓸개즙 농장을 없애겠다는 자체 보고서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