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대회 주최 측 “남북 간 교류협력과 화해 위해 北태권도 선수 참가 희망”
  •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주최 측이 북한 태권도(ITF) 선수를 초청하고자 했고 북측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정부가 승인하지 않았다고 '미국의 소리'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무예마스터십 대회 광고.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홈페이지 캡쳐
    ▲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주최 측이 북한 태권도(ITF) 선수를 초청하고자 했고 북측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정부가 승인하지 않았다고 '미국의 소리'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무예마스터십 대회 광고.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홈페이지 캡쳐


    오는 9월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에 북한 측이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한국 정부가 승인을 하지 않았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은 지난 6월 1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ITF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했을 때 “북한 태권도 선수들을 초청하고 싶다”는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주최 측의 뜻을 전달했고, 북한 측은 이를 수락했다고 한다.

    즉 ITF 대변인에 따르면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조직위원회 인사가 “남북 간 무예교류를 통한 화해 분위기 조성”이라는 명목으로, 북한의 태권도 선수단 또는 시범단 참가 가능성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조직위 측은 ITF 측에 “북한이 9월 2일 대회 개막식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하거나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경기에 참가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지난 6월 14일 북한 조선태권도위원회, 장 웅 IOC 위원 겸 ITF 종신 명예총재에게 이 같은 제안을 전했고, 6월 16일 “대회 참가에 문제가 없다”는 장 웅 ITF 명예총재의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리’는 “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 태권도 팀의 방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는 “한국 정부의 한 관리는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된 와중에 북한 선수단의 방한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며 “지난 6월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관계자들을 만나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한국 정부 관계자는 “대회 주최가 민간 단체가 아니라 충청북도인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입장이 같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즉 북한 ITF 선수는 한국에 올 수 없다는 뜻이었다.

    북한이 지난 4월 대남공작기구인 225국을 ‘문화교류국’으로 명칭을 바꾸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또한 내각 소속 기구로 개편하는 등 대남선전선동을 통한 남남갈등을 노리는 상황에서 ‘무예 교류’라는 명목으로 한국에 들어오려는 시도는 허용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주도하는 ITF는 사실 한국에서 먼저 생긴 것이다. 1966년 3월 22일 ‘국제태권도연맹’으로 출범한 ITF는 이를 창설한 故최홍희 총재와 박정희 대통령 사이의 갈등 때문에 본부를 캐나다로 옮겼다. 이를 본 북한이 ITF 지도부에 접근, 지원을 약속하면서 한국 정부가 주도해 만든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경쟁 관계가 됐다.

    오는 9월 2일부터 8일까지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에는 태권도, 무에타이, 검도 등 17가지 무술이 다양한 경기를 펼친다. 60개국에서 2,100여 명의 무술가들이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