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새누리 僞善'에 직격탄

     

  •   7월 26일자 여러 미디어들은 이런 기사들을 내보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수저 물고 태어나 정치판에 들어와서 흙수저 행세하는 사람,
    반반한 얼굴 하나만 믿고 내용 없는 이미지 정치,·
    탤런트 정치만 하는 사람,
    보수 정당의 표를 받아 정치를 하면서도
    개혁을 빙자해 얼치기 좌파 행세하는 사람,
    반백이 넘는 나이에 다선 정치인이 되고도 소장 개혁파 행세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 때문에 새누리당이 방향을 못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이 발언과 관련해 각 신문들은
    홍준표 지사가 말한 사람들이 대충 이런 이들일 것이란 추정 기사들을 내보냈다.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병국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신문마다 명단이 약간 다르기는 했다.

     홍준표 지사가 구체적인 거명을 하지 않아 그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신문들이 위에 추정한 사람들이 아닐지라도 새누리당 안에 그런 타입이 꽤 있는 것으로 홍 지사는 본 모양이다.  

      이런 타입은 원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의 한나라당 안에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부터가 자신은 보수주의자도 자유주의자도 우파도 아닌
    '중도 실용'임을 자처했었다.
    그는 후보 시절 때도 '보수 우파'로 자리매김 되는 걸 극력 피하고 마다했다.
    표를 많이 얻자니 "보수층이야 이명박 말고 설마 좌파 후보를 찍겠나?"라는 계산에서
    "그러니 나는 보수보다는 조금 왼쪽으로 이동해 중도 표를 끌어오겠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이런 단순한 표 계산을 넘어
    자신은 왕년에 6. 3 한일회담반대 운동 때 고려대 학생위원장도 해보았겠다,
    그러니 보수보다는 한결 진보 쪽으로 클릭해야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재벌회사 사장을 한 사람이 '좌파'까지는 할 수 없고,
    그래서 아마도 '중도실용' 운운 하며
    "적어도 나는 좌파는 아니지만, 보수도 아니다"라는 행색을 보였던 것 같다.
    그러나 똑같은 사람이 어떻게 재벌 얼굴마담도 하고
    '중도개혁주의'의 심벌(symbol)도 될 수 있단 말인가?
    남들은 하나도 변변히 못하는 세상에 둘 다 하겠다고?
    에구, 그럴 순 없지.... 어느 하나만 하시지 뭘, 둘 다를...

     이런 ‘이명박 한나라당’엔 그래서 그런지
    몸은 보수정당에 두고서도 스스로 "나는 보수가 아니다. 나도 내 나름의 '진보-개혁' 파다.“ 운운 하는 얌체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왜 얌체냐고?
    보수정당에 속함으로써 취할 수 있는 이득은 그것대로 취하면서,
    동시에 좌파 패션 세상에서 스스로 '진보-개혁'임을 자처함으로써
    취할 수 있는 이득은 또 그것대로 취하려 하니까
    이게 ‘꿩 먹고 알 먹으려는‘ 얌체 아니면 뭔가?

     필자가 그 무렵 실제로 들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재정(財政) 쪽 상임위에 속한 한 의원이 전한 말이다.
    “우리 상임위 모 의원(한나라)은 이렇게 말하더라.
    그까짓 보수들 의식하지 말라. 그것들은 우리 말곤 찍을 데가 없다.
    지들이 가면 어딜 가나? 그러니 우린 중도로 가야 한다”

     중도로 가든 남극으로 가든 북극으로 가든, 말든, 지들 맘대로 하라고 하라.
    다만 “보수 지들이 우리 말고 갈 데가 어딨어?”란 대목만은 천만의 말씀이다.

    화나게 만들었다간 자유주의-보수주의 유권자들이
    지들을 아예 "폭삭!" 하게 만드는 수가 있다는 걸 잠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아니, 지난 4. 13 총선에서 그 맛 뵈기를 이미 보여준 바 있다.
    그러니 새누리당 안의 ‘참 보수도 참 진보도 아닌 하이브리드(hybrid)'들은 경거망동 하지 말라. 자유-민주 유권자들은 그대들의 찬밥신세가 아니라
    그대들이 '꼽게' 굴면 단 숨에 엎어치기를 해버릴 수도 있는
    호랑이임을 앞으로도 계속 보여줄 것이다. 기다려라.

     홍준표 지사가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한 것이라면
    그거야말로 ‘홍준표 식 날카’라 할 만하다.
    홍 지사와 관련해선 이런 구설 저런 구설 많지만
    어쨌든 그의 새누리당 카멜레온-얌체-위선-오렌지 증후군 진단만은 통렬하고 재밌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