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선출 뒤 혁신을 통해 '자기 정치' 나설 우려에 선뜻 지원 못해
  • ▲ 친박 핵심이 기존 8·9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를 지원하는 손쉬운 방법 대신 굳이 새로운 후보를 고르는 무리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회동을 갖고 있는 일단의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 친박 핵심이 기존 8·9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를 지원하는 손쉬운 방법 대신 굳이 새로운 후보를 고르는 무리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회동을 갖고 있는 일단의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친박 핵심'이 이미 포진해 있는 친박계 당권 주자의 지지를 보류한 채 '카드'를 계속해서 고르고 있어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중 친박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많다. 이주영·이정현 의원이 친박으로 분류되고, 한선교 의원은 '원조 친박'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 여론조사와 세(勢)몰이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대세론'에 시동을 걸었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고, 이정현 의원은 '배낭 토크' 등의 민생 밀착 행보로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한선교 의원도 다양한 방송 출연 등을 통한 '공중전'을 벌이며 시의적절한 발언으로 당원과 국민들 사이에서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그런데도 '친박 핵심'은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서청원 의원에게로 몰려갔다. '공천 협박 녹취록 공개 파문' 등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서청원 의원이 불출마를 결단하니 다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출마설과 함께 홍문종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대두되는 중이다.

    대체 왜 '친박 핵심'은 이주영·한선교·이정현 의원 등 기존 친박계 당권 주자 중에서 골라 지원하는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을 고집하는 무리한 모양새를 취하는 것일까.

    여권 관계자는 "'친박 핵심'들이 '원조 친박' 한선교 의원을 지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명하다"며 "'원조 친박'이었다가 '멀박'이 된 한선교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옛날 '천막 당사' 시절부터 간난고초를 함께 겪은 것도 아니면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무리들의 행태를 가만히 두고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영·이정현 의원을 선뜻 지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친박 핵심'들의 지지를 받아 당대표에 선출되더라도 혁신(革新)을 통한 '자기 정치'에 나설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친박 핵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당의 혁신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만일 김문수 전 지사가 출마를 결단하지 못할 경우에는, 고도의 정치적 인내력을 발휘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이 결국 '친박 핵심'들이 내세우는 당권 주자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문종 의원은 이미 오래 전에 당대표 출마를 내심으로는 결단했지만, 후보 등록이 불과 2~3일 남은 지금 시점까지도 인내를 거듭하며 타이밍을 보고 있다.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에는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다시 서청원 의원이 정치적 결단을 하기를 기다렸다. 지금은 김문수 전 지사의 거취가 정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권력의 흐름에 누구보다 날카로운 홍문종 의원이 '승리하는 길'로 갈 수 있는 타이밍을 보고 있다"며 "이런 저런 카드들이 다 무산되면, 홍문종 의원이 그간의 인내에 대한 보답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