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마케팅' 벌일 땐 언제고.. 친노·친문계 표심에 호소
  • 권양숙(앞줄 오른쪽) 여사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 권양숙(앞줄 오른쪽) 여사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권 후보들이 잇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나섰다.

    추미애 송영길 의원에 이어 김상곤 전 더민주 혁신위원장이 이미 권양숙 여사를 만났고, 출마를 고민 중인 정청래 전 의원도 권 여사와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일(26일) 봉하마을에 내려간다"며 "봉하에서 전당대회 출마여부에 대한 최종결심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親盧·親文)계 표심에 호소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송 의원과 추 의원, 김 전 혁신위원장은 최근 각자 김해 지역을 방문한 뒤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권 여사를 예방했다.


  •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6주년 기념식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6주년 기념식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당권 도전에 나선 세 후보가 나란히 친노·주류 성향의 당원이 밀집한 경남 지역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호남은 소외되는 분위기다. 

    당권 주자들 중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실제 송영길 의원은 최근 권 여사를 예방한 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이후에도 이 여사를 예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녹취록 파문 논란을 겪은 이 여사는 최근까지 정치권 인사들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전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여사의 '대선 출마 권유설'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내달 23일은 김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동교동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올해 초 야권 분열 당시 더민주와 이 여사와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는 야권을 향한 호남의 표심이 당권 경쟁은 물론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대선이 다가올수록 대권주자들이 호남표를 얻기 위해 '이희호 마케팅'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 때만 호남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는 얄팍한 행태로 인해 더민주에 대한 호남민심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