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간 실질적 접촉 거의 없어…단일화 험로 예상
  •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25일 오전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 모여 같은 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장우 - 정용기 의원에 대한 단일화 의사를 묻고 있다. 이장우 의원이 왼쪽에서 두 번째, 정용기 의원이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앉아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25일 오전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 모여 같은 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장우 - 정용기 의원에 대한 단일화 의사를 묻고 있다. 이장우 의원이 왼쪽에서 두 번째, 정용기 의원이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앉아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의 충청권 의원들이 25일 같은 당 이장우 의원과 정용기 의원 간 단일화를 위해 한 데 모였지만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오는 29일 후보자 등록 마감까지 개별 접촉 등을 통해 단일화 논의의 폭을 좁히기로 했지만, 실제 성사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들은 국회 의원회관 제1 간담회실에서 회동을 열고 두 사람 사이의 단일화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충청권 현역 의원 중 좌장 격인 4선의 정우택 의원이 "정용기 의원과 이장우 의원의 출마 변을 들어보자"며 단일화를 거듭 제안했다.

    앞서 충청권 의원들은 지난 20일에도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최고위원 단일화 논의를 했지만, 합의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현재 새누리당 최고위원 출마자들은 대부분 지역 대표성을 띠고 있다. 정문헌 전 의원은 강원도, 강석호 의원은 경북, 조원진 의원은 대구, 함진규 의원은 서울·경기 지역 의원이다. 그런데 충청권에서는 바로 인접한 지역구의 두 후보가 최고위원에서 맞붙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정우택 의원은 "(최고위원직이 5석이지만) 실질적으로 뽑다 보면 여성과 청년을 빼면 3석이 남는다"면서 "이 중 2석을 얻기는 어렵다는 데서 걱정이 많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충청권의 표가 갈라지면 때에 따라 한 석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기인한 발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닷새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단일화에 이견을 좁혔다는 내용을 말하기보다는 본인으로 단일화돼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본인이 최고위원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이번 전대 통해서 우리 충청 대망론 실현을 위한 충청권 세력 결집에 헌신하겠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차기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당이 모든 것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마 선언 이후 청년 선거인당 3000명 전국 시도별 조직을 거의 갖췄기 때문에, 충분히 의원님들의 도움이 있으면 승산이 있다"면서 "좋은 의견 보태주시면 최고위원에 입성해서 당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용기 의원 역시 여기에 지지 않고 맞섰다.

    정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을 겨냥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런 극심한 상황에서 어느 특정 계파가 경선을 관리할 때 제대로 경선 관리가 되겠으며, 결과에서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당원 대표이자 충청권 대표라는 생각으로, 방법만 공정하고 투명하다면, 이걸 따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사람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자 정우택 의원은 "두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조정은 좀 어려울 것 같고, 다른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면서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정우택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9일 후보자 등록 마감까지 2~3일 정도 말미가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두 사람이 자율적인 조정을 유도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고, 충청권에서 화합·단합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고 했다.

    사실 이 날 두 사람의 단일화 협상 결렬은 일견 예상된 측면이 있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은 이날 "사실 이장우 후보 좀 만나고 해야 하는데, 언론을 통해 밝힌 출마 의지가 워낙 확고한 것 같아 따로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단일화를 위한 접촉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두 사람이 같은 재선의원이라는 점도 교통정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서로 우위를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한쪽의 양보를 바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간 단일화가 자율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우택 의원은 "표결은 안 할 것이다. 이단 가정은 안 해봤지만 잘 조정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두 분이 강한 의지를 갖는다고 하면 말릴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