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사드' 자위적 방어 조치, 제3국 겨냥 안 해"
  • ▲ 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은 24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날 왕이 中외교부장은 '사드(THAAD)'배치 결정과 관련해 "상호 신뢰 기초에 해를 끼쳤다"라고 말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윤병세 외교장관, 왕이 中외교부장.ⓒ외교부
    ▲ 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은 24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날 왕이 中외교부장은 '사드(THAAD)'배치 결정과 관련해 "상호 신뢰 기초에 해를 끼쳤다"라고 말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윤병세 외교장관, 왕이 中외교부장.ⓒ외교부

    왕이(王毅) 中외교부장이 한반도 내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상호 신뢰 기초에 해를 끼쳤다"고 말하며 날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태평양 지역 외교장관회의인 'ARF(아시아 지역포럼)'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은 24일 밤(현지시간) 왕이 中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뉴스1'에 따르면 왕이 中외교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중-한 양국은 이웃나라이다. 양국은 전문적인 협력 관계를 진행해 왔다"며 "이런 신호는 양국 국민들에게 복리를 가져다주고 있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복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후 왕이 中외교부장은 '사드(THAAD)'와 관련, 불편한 심기를 한국 측에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한다.

    왕이 中외교부장은 "최근 한국 측의 행위(사드 배치)는 쌍방의 상호 신뢰 기초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윤병세)장관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며 "특히 한국 측이 양국 관계를 수호하기 위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 지에 대해서 들어보려고 한다"며 따지듯 말했다.

    한국 정부는 당초 중국 측이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하지만 왕이 中외교부장이 모두발언을 빌려 '신뢰 손해', '유감'이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쓰며 이례적인 행동을 보이자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왕이 中외교부장의 발언에 윤병세 장관은 "지난 3년 간 양국 사이 신뢰관계 협조에 힘입어 한-중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비록 우리가 어려움이 있으나, 긴밀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양국 정부와 민간의 신뢰에 입각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화답했다.

    윤병세 장관은 "양국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한-중 관계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핵심 역할을 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윤병세 장관은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결정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자위적 방어 조치이며, 이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고 오직 대북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서만 운용될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간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한-중 대북공조 체재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분석이 강했다. 이와 관련 왕이 中외교부장은 일단 표면상으로는 "기존의 대북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中외교부장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를 확고부동하게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를 계속해서 엄격히 이행할 것이라고 표명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은 리용호 외무상을 파견해 중국 등 전통적 우호국들과 연쇄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왕이 中외교부장도 북-중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