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경쟁, 언제까지 '친문 구애 경쟁'되나… "이종걸, 한번 더 숙고할듯"
  • ▲ 김상곤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사상 최악의 혁신위원회로 평가받고 있는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는 김상곤 전 위원장의 당시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상곤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사상 최악의 혁신위원회로 평가받고 있는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는 김상곤 전 위원장의 당시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친문패권으로부터의 낙점 경쟁'이라는 양상을 띄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친문 본류'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의 가세로 3파전 구도로 전환됐다.

    하지만 외견상 3파전일 뿐 서로가 친문패권 세력의 지지를 애걸하는 형상이라는 점은 여전해, 유일한 비문(非文)계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종걸 의원의 최종 판단에 야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상곤 전 위원장은 "지난 8년은 이명박~박근혜정권이 상처를 헤집고 소금을 뿌리는 것도 모자라 끊임없이 또다른 상처를 입혔던 뼈아픈 아픔이었다"며 "내가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이미 당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송영길 의원도 같은날 출마를 공식화했다.

    송영길 의원은 "박근혜정권 말기의 무능과 오만에 맞서 국회가 가진 국정조사권·국정감사권·해임건의안을 총동원해 정권말기 환관정치의 폐해를 해결하겠다"며 대여(對與) 총공세 선언으로 친문패권 세력의 구미를 당겼다.

    이어 △사드 배치 반대 △전시작전권 회수 등의 안보 정책을 제시하며, 친문(親文) 강경파의 환심을 사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의 양상은 3파전으로 전환됐지만, 서로가 친문패권의 마음에 들기 위한 애절한 구애 경쟁이라는 본질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당권 주자 3인의 행선지가 똑같았다는 게 그 반증이라는 지적이다. 추미애 의원과 송영길 의원, 김상곤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일제히 경남 김해를 찾아 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경수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김경수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의 수행팀장을 맡아, 친문 계파의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노골적으로 친문패권 세력을 향한 구애의 손짓을 한 것이다.

    '대리인'을 넘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추어올리기 경쟁 양상도 점입가경이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을 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가리켜 "우리 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이자 훌륭한 지도자"라고 애드벌룬을 띄웠다.

    추미애 의원은 진작부터 "악의적 흔들기 세력으로부터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강단 있게 지키겠다"며 '문재인 전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이미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약속어음'을 끊어준 적이 있는 김상곤 전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김상곤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 영패로 곤경에 처했을 때, 혁신위원장을 맡아 오로지 친노·친문패권 세력을 위한 '역주행 혁신'을 단행해 문재인 전 대표를 위기에서 구한 바 있다.

    김상곤 전 위원장의 '역주행 혁신'으로 당은 분당(分黨)으로 치달았지만, 거센 책임론에 시달리던 문재인 전 대표를 위한 훌륭한 '면피용 혁신'을 떠들썩하게 해낸 것은 큰 공로였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인지 김상곤 전 위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계파의 눈치를 보며 표를 구걸하는 대표는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이미 지난해에 문재인 전 대표를 위해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새삼스레 '아부'를 할 필요는 없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이처럼 '실패한 혁신'까지 새삼 문재인 전 대표를 위해 세웠던 공(功)으로 탈바꿈하는 현실 속에서, '친문패권 세력의 마음에 들기' 경쟁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일한 비문(非文)계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종걸 의원의 선택에 당원과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종걸 의원은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의 폭압적 당무 독재가 계속될 때, 원내대표로서 보이콧과 같은 용단까지 주저하지 않으며 '친문패권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애썼었다.

    이와 관련, 이종걸 의원 측 핵심관계자는 "오늘 (송영길·김상곤 두 후보가) 기자회견한 것을 보고 한 번 더 숙고를 할 듯 하다"며 "마지막으로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출마하게 된다면) 후보 중에 유일하게 비상대책위원으로 포함돼 있으니 그것부터 정리하는 게 모양새가 좋을 것"이라며 "27일이 후보 등록 전 마지막 비대위원회의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에 (출마 발표 여부를) 수요일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