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1달러, 상인·무역업자 등은 희귀한 2달러… "간부 뇌물용으로도"
  • 최근 북한 상인들은 물론 중학생들까지 액면이 작은 미국 달러를 '행운의 달러'라고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 뉴데일리 DB
    ▲ 최근 북한 상인들은 물론 중학생들까지 액면이 작은 미국 달러를 '행운의 달러'라고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 뉴데일리 DB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부적 아닌 부적이 유행 중이라고 한다. 바로 美지폐인 1달러 짜리와 2달러 짜리다.

    미국 달러를 상인들은 물론 중학생들까지 '행운의 달러'라고 부르며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북한 주민 사이에서 '돈이 돈을 낳는다'는 속설이 유행하기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북한에 미국 달러 지폐가 대량으로 풀리면서 북한 상인과 청소년이 액면가가 낮은 1달러, 2달러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40대 북한 주민은 "일부 어른은 물론 중학생들도 1달러짜리 지폐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면서 "특히 뒷자리 번호가 9로 끝나는 1달러는 '행운의 달러'라고 해서 가지고 다니면 돈이 마르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은 "중학생은 셔츠 주머니나 바지 속에 비상 주머니를 달고 1달러짜리를 넣고 다닌다"면서 "이 행운의 달러는 아무리 돈이 없어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역업자들과 장마당 상인들은 2달러짜리 지폐를 지니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원래 2달러짜리가 행운의 지폐로 통하지만 2달러 지폐가 희귀해 간부나 부유층들만 지갑에 한 장씩 넣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북한 사람들이 소액 달러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습관은 '행운의 달러가 돈을 잘 붙게 한다'는 미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북한의 신풍속 때문에 중국을 찾았던 무역업자들은 귀국에 앞서 간부들 뇌물용으로 2달러짜리 지폐를 대량으로 구하기도 한다고.

    최근 미국에 방문했던 40대 탈북여성 또한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에 1달러, 5달러, 10달러짜리 달러가 상당히 많아졌다"면서 "그 많은 달러가 어떻게 흘러들어갔는지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2013년에 북한을 떠난 이 탈북자는 북한에 달러나 위안화가 많아진 것은 2009년 단행한 화폐개혁 이후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폐개혁 때 북한 돈을 갖고 있다가 망한 주민들이 저마다 외화를 저축하며 생긴 자연발생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자는 "화폐개혁 이후 북한 상인들은 더 이상 북한 돈을 저축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어른은 물론 중학생들까지 달러나 위안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달러를 선호하게 돼 북한은 최대 반미 국가이면서 달러를 가장 애용하는 양면성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