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가까이 기자들과 질답, 언론 의혹제기 강력 부인 "의혹들 전혀 연결 안돼"
  •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처가의 강남 부동산 매매(賣買) 문제 등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20일 해명을 자처하며 춘추관 기자실을 찾았다.

    우병우 수석은 "보도를 보면 제가 한 일을 넘어서 저희 가정사라든지, 심지어 아들 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한 시간 가까이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의혹을 바로 잡기 위해 모든 것을 털어놓겠다는 듯 쏟아지는 질문에 상세히 답변하는 모습이었다.

    언론과 정치권이 잇따라 의혹을 제기한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다. 우병우 수석은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왔다.

    우병우 수석은 "(정운호와 이민희) 모르는 사람을 갖고 의혹을 제기하니 답답하다. 모른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면서 중간중간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먼저 우병우 수석은 "공직자로서 국민과 대통령님을 위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해 일해왔으나 그것만으로 모든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됐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의혹과 관련해 빼곡히 적어 놓은 메모를 손에 들고 강남 부동산 매매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기자 여러분을 직접 만나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할 것은 하고, 또 심경도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왔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이 자리에서 다 답변해 드리겠다.

    강남 땅 부분은 보도자료를 낸 것과 마찬가지로, 김정주 (넥슨) 회장에게 봐달라거나 한 적이 없다. 진경준을 통하든 말았든 간에 그런 사실이 아예 없다. 그렇게 사달라고 부탁을 하지 않았다면, 이후에 부동산 거래가 어떻게 됐고 가격이 얼마고, 그런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는 것 아닌가.

    핵심은 제가 그 땅을 사달라고 했냐 안했냐고, 그게 인정이 안 되면 뒷부분은 부동산 거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일에 불과하다. 저는 절대로 진경준을 통해 김정주 회장에게 부탁 한적이 없다. (김정주가) 다리 놔줬다도 전혀 사실 아니다."


    <조선일보> 측이 최초로 제기한 의혹, 처가의 강남 부동산 매각 과정에 진경준 검사장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우병우 수석은 이어 부동산 거래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나서 살림을 하시던 분(장모)이 큰 거래를 하는데 와달라고 해서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리가 불편하셨던 장인이 열심히 일해 번 땅인데 본인(장모)이 지키지 못하고 판다는 부분에 대해서 되게 좀 많이 우셨다. 그것을 제가 위로해드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남 부동산을 매도하는 과정에 중개업자 없이 당사자간 거래를 한 것을 두고 세금 축소를 위한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1,300억원이 넘는 거래를 두고 금액을 줄였다는 게 가능한 얘기라고 보나"라고 되물었다.

    "국세청이 이 큰 거래를 가지고 세금을 받는데 다운계약했다는 것이냐. 우리는 성실히 세금을 내려고 땅을 팔았는데 세금을 줄이려고 다운계약했다는 것은 의혹이 전혀 연결이 안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의 '정운호 몰래 변론 의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수임을 했다는게 말이 안 된다"고 역설했다.

    진경준 검사장의 승진 당시 인사검증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청와대에) 차명재산, 차명계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법적근거는 없다"고 했다.

    그는 검찰 출석 여부에 관련, "(검찰이) 오라면 가겠지만 (얘기할 것은) 모른다, 아니다 밖에 없다.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 측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정무적으로 책임지라고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 하지 않은 의혹 제기에 대해서 (정무적) 책임을 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아들이 편한 보직으로 변경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가정사나 아들 문제까지 거론돼 고통스럽다. 아들 상사를 본 적도,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우병우 수석은 아들 얘기를 꺼내며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가슴 아픈 부분"이라고 했다. 또한 "유학간 아들이 들어와 군대 가라고 해서 군대를 간 것이고, 병역의무 이행 중인데 병역을 기피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발언을 마치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다. 이제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기자들에게는 "전체적으로 보고 문제가 있으면 모아서 대응하겠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