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有十二 정신으로 朴정부 성공적 마무리, 정권재창출 일궈낼 선장되겠다"
  • 암울했던 '잃어버린 10년'이 한창이던 2000년,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에 판사 출신 법조인 국회의원 한 명이 등원했다.

    오랜 여당 시절로부터 비롯된 '온실 속 화초' 성향을 못 벗어나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 초선 의원은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야성(野性)을 잃지 않고 김대중정부의 권력형 비리를 정조준하며 '싸우는 한나라당'의 모습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이용호 게이트'는 이 의원의 손끝에서 시작됐던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결국 특검으로 연결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 씨의 구속기소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16년, 야당 초선 의원으로 등원했던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은 어느덧 집권 여당의 5선 의원이 됐다.

    "그 때는 야당 시절이었고 초선(初選)이라 국회에서 견제를 잘해야겠다는 정의감 뿐이었다"며 "중진 의원으로서 당을 위기에서 건져내야 하는 선장 역할을 해야 할 지금과는 중압감에서 비교할 바가 못 된다"고, 자신의 과거 활약상에 겸양하는 모습을 보인 이주영 의원, '당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한다'는 그가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주영 의원을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단독 인터뷰 형식을 통해 만나보고 '왜 이주영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외유내강의 정치인, 강단 있는 속내 드러낸 배경은…

    '외유내강(外柔內剛)'! 이주영 의원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단어다.

    이주영 의원은 "내가 초선 의원일 때 야당 법사위원으로 국정감사에 임하면 다들 놀랐다"며 "누구보다 강한 집념으로 권력형 비리를 파헤쳐 '이용호 게이트' 등은 모두 내 손으로 이뤄졌다"고 회고했다.

    온화한 성품과는 달리 강단이 있는 셈이다. 2007년 대선, 2012년 대선 등 큰 선거를 앞두고서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는 정책위의장을 맡아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이라는 정책공약집을 시중 서점에서 판매하는 전략으로, 한나라당의 면모를 정책정당으로 일신하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2년 대선 때는 대선기획단장을 맡아 전략·전술을 총괄했다.

    이번 8·9 전당대회에 임하는 그의 캠프 명칭도 '뚝배기 캠프'다. 뚝심·배짱·기백의 앞글자를 땄다. '세월호 사고' 당시 해양수산부장관으로서 136일 동안 한 차례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야전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팽목항을 지켰던 모습과 같은 배짱과 기백으로 뚝심 있게 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세월호 사고' 당시 유가족들 사이에서의 흉흉한 기운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고위공직자들이 유가족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경우도 흔했다. 왠만한 사람이었으면 "책임 진다"며 자리를 내던질 궁리를 하기에 바빴을 것이다. 그러나 이주영 의원은 사고 수습과 위기 극복에 한몸을 던지며 진정으로 강한 모습,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다.

    이러한 강단 있는 모습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아무나 해도 되는 당대표라면 이렇게까지 기백을 보이지 않아도 될 터였다. 이주영 의원이 나설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계파 전면전, '차떼기'까지 나오며 '막장'… "미래 이야기하자"

    현재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 당권 경쟁의 상황은 참으로 지켜보고 있기 괴롭다. 얼마 전 열렸던 워크숍에서 계파 청산의 결의를 한 것도 헛되이, 친박(親朴)~비박(非朴) 간의 계파 대결 조짐은 바야흐로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그 자신도 당권 경쟁에 뛰어든 당사자지만, 이주영 의원은 누구보다도 이같은 흐름을 경계했다. "계파 싸움 때문에 지난 총선 때 국민들로부터 회초리를 맞았는데, 전당대회에서마저 이렇게 되면 다음 대선에서는 몽둥이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급기야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는 차떼기·공천헌금 이야기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김용태 의원은 서청원 의원을 상대로 "차떼기 문제의 책임자"라고 공격했다. 아직 김용태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기 전인 2002~2003년 무렵에 있었던 일이다.

    그 험난했던 시절을 겪었던 이주영 의원으로서는 전당대회의 시계바늘이 과거로만 되돌아가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이주영 의원은 "전당대회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청년과 서민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격차와 양극화의 해소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이야기해야지, 당대표 경선에서 서로를 흠집낼 수 있는 과거 이야기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개탄했다.

    특히 8선의 서청원 의원이 '차떼기' '공천헌금' 문제로까지 공격당하는 양상에 대해 "당내 경선인데 그 분도 당의 원로이고 큰 자산"이라며 "그런 분에 대해 그렇게까지 흠집을 내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래로 가는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경쟁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물론 그러면서도 '경선 완주 의사'는 더욱 분명히 했다. 이주영 의원은 "서청원 의원으로부터 아직 단일화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며 "설령 (단일화 제안이) 오더라도 완주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계파 프레임으로 단일화를 하게 되면 나 뿐만 아니라 서청원 의원도)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대화합과 박근혜정부의 성공, 정권재창출을 위한 적임자가 누구냐는 관점에서 판단받기 위해 완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팽목항에서… '통합 리더십' 보여왔다

    상대 계파의 10여 년 전의 과오까지 끄집어낼 정도로 과열되고 있는 전당대회 양상과는 달리, 모든 당권 주자가 "계파 청산"을 하루도 쉬지 않고 입에 담고 있다.

    모두가 계파를 해소하겠다고 하는데, 왜 이주영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일까. '화학적 융합을 위한 용광로' 역할의 최적임자를 자신 있게 자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주영 의원은 "경청·소통을 통해 통합을 이뤄가는 리더십은, 내가 정치를 하면서 늘 보여왔던 것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며 보여줬고, 정책위의장과 대선기획단장으로서 큰 선거를 치르면서도 그런 리더십을 보여왔다"며 "심각한 계파 갈등을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는 나"라고 단언했다.

    확실히 이주영 의원이 고비고비, 요소요소마다 그러한 리더십을 보여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인 '방법론'은 없을까. 그의 '계파청산론'을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주영 의원은 이에 대해 많은 복안 중 하나의 방안으로 '공천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이주영 의원은 "계파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따지고보면 결국 공천"이라며 "공천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고 아무도 허물 수 없도록 하면 계파 싸움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공천만 공정하게 이뤄진다고 하면 줄서기를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스템 공천'도 단순한 구호 만이 아니라, 이미 오랜 의정 활동과 정무 경험으로부터 수립된 구체적인 복안이 머릿 속에 그려져 있는 듯 했다.

    "기본 원칙은 상향식으로 하되 (상향식을 하면) 경선을 하게 되니까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갈등을 해소하고 포용해서 새누리당 깃발 아래 다시 뭉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 막힘 없이 풀어냈다.

    이주영 의원은 "코앞에 닥쳐서 경선을 하니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 심지어 상대 정당에 가서 찍는 사례까지 생기는 것"이라며 "경선 기간을 후보 등록일보다 한두 달 앞당겨 시행해 다시 융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등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고칠 것"이라고 세부적인 해결 방안까지 단숨에 제시했다.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좋은 게 좋은 것'?… 쩌렁쩌렁 울려퍼진 "쇄신!"

    4·13 총선으로 나타난 민의가 새누리당에 요구한 것은 '화합'과 '쇄신'이다. 8·9 전당대회로 선출될 새누리당의 신임 당대표가 직면할 양대 과제이기도 하다.

    '화합'의 최적임자가 이주영 의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설명이 이뤄졌다. 그러나 '쇄신'도 잘해낼 수 있을까. 그의 외유(外柔)만 알 뿐, 내강(內剛)한 측면을 미처 모르는 사람들은 혹여 화합이라고 해서 '좋은 게 좋은 것' 식으로 구태에 수술칼을 들이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까.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질문을 채 마치기도 전에 "쇄신!"이라는 두 글자가 실내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절로 고개를 들어보니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이 뒤를 따랐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발표된 새누리당의 총선 백서를 예로 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백서는 누구의 책임을 묻고 심판하라고 낸 게 아니라, 미래를 향해 새누리당을 재건하는 데 무엇이 필요할지 혁신의 계기로 삼으라는 것"이라며 "혁신의 답도 백서 안에 다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대가 이뤄지면 정말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며 "(혁신에) 역행하는 자가 있으면 때에 따라서는 벌도 엄하게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화합 속에서도 당의 질서는 확실하게 잡아가겠다"고 잘라말하는 이주영 의원의 두 눈빛은 인터뷰를 하는 도중 가장 강렬한 눈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러한 의지를 반증하듯 이주영 의원은 혁신(革新)의 두 글자를 한자로 써보이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혁신이란, 가죽(革)을 벗겨서 새롭게(新) 만든다는 뜻인데,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 오죽 하겠느냐"며 "그걸 감내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혁신이라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혁신에 저항하는 세력, 기득권을 안 내려놓으려 하는 세력이 나타난다면 당대표로서 엄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누구보다 반기문 데려올 적임자지만 말 아끼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이 시점에 새누리당의 화합과 혁신이 이리 시급한 이유는 뭘까. 앞으로 한 4년 정도 큰 선거가 없으면 모르겠으되, 대선이 불과 1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 와중에 국민적 지지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후보는 당 밖에 있다. 8·9 전당대회로 선출될 당대표가 '화합과 쇄신'을 해야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정권재창출에 있다. 그렇다면 국민적 지지가 높은 후보를 당의 범주 안으로 끌어들이고, 흥행할 수 있는 경선을 치러내되 이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역할 또한 당대표로서 빼놓을 수 없다.

    이 점에서 이주영 의원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따른다. 이주영 의원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극히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반기문 총장의 '여의도 인맥'을 열거할 때 빠지지 않을 정도다.

    지난 2012년에는 UN-MDGs(유엔 새천년개발목표) 포럼의 회장으로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국회에 초청한 것도 이주영 의원이었다. 당시 이주영 의원과 반기문 총장은 70여 명의 여야 의원 앞에서 심도 있는 대담을 가졌다.

    지난해 9월에는 역으로 이주영 의원이 특사로 선정돼 미국 뉴욕으로 반기문 총장을 찾아갔다. 제70회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주영 의원은 반기문 총장을 만나고 유엔개발과제정상회의에서 한국 대표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반기문 총장을 놓고 '진흙탕 싸움'의 조짐이 펼쳐지려는 상황이라 이주영 의원의 어깨가 무겁다. 한 당권 주자는 "서청원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반기문 총장은 (새누리당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전투구의 양상을 비집고 전직 국회의장은 당외(黨外)에서 반기문 총장을 옹립해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여러모로 새누리당에 어려운 상황이다.

    이주영 의원은 반기문 총장과 연결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내색은 안 해도 자신감에 충만한 듯 했다.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분을 영입하고 경쟁시키는 것은 대선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요인이 되므로 깊이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하게 말문을 연 이주영 의원은 "새누리당이 매력 있고 경쟁력 있는 정당이 돼서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돼야 (반기문 총장이) 들어오고 싶을 것 아니냐"고 정곡을 찔러나갔다.

    이어 "누가 당대표가 돼야 그걸 가장 잘해낼 수 있겠느냐"며 "내가 당대표가 되면 나의 여러 가지 위치나 능력, 측면에서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에) 들어올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력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반기문 총장과 관련한 언급을 하는 데 있어서 일정한 선을 넘지 않는 조심스러운 태도 또한 엿보였다. '공정한 대선 후보 경선 관리'가 신임 당대표의 임무 중 하나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했다. 이주영 의원이 반기문 총장과 각별한 관계이면서도, 그간 여러 차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독 반기문 총장과 관련한 언급이 나오면 조심스러워지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주영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도 큰 임무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며 "공정해야 하니 특정인만 부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반기문 총장에 대한 언급을 더 이상은 삼갔다.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野 대권주자 밀집한 PK 민심 "정책으로 다독일 것"

    이주영 의원과 8·9 전당대회의 구도를 설명함에 있어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을 떼놓고 설명하긴 어렵다.

    새누리당에 국민이 회초리를 때린 4·13 총선의 결과, 부산광역시의 18석 중 5석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새누리당의 현직 부산시당위원장마저 낙선하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낙동강 전선의 함락'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 와중에 새로운 지도부에서 부산·경남의 구심점이 될만한 인물도 이주영 의원을 빼놓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까지 새누리당 최고위원 경선에 4명이 도전장을 냈지만 PK 출신은 아무도 없다. 이러한 균열을 비집고 문재인(부산)·안철수(부산)·박원순(창녕) 등 야권의 대권 주자들은 PK 공략을 노골화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PK 민심이 흔들리는 가운데 초래되고 있는 이러한 국면을 이 지역 출신인 이주영 의원은 아주 심각하게 바라봤다.

    이주영 의원은 "(더 이상 부산·경남을) 마냥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그러한 (안일한) 생각으로는 (지역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진정성 있는 낮은 자세로 민심을 읽기 위해 경청하되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당 지도부가) 결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청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민이 속내 깊숙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그러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요컨데, 새누리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지역민이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주영 의원은 "내가 그 지역 출신으로 당대표가 되면 일단 기대가 많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당대표 등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현장에 가서 지역민이 바라는 염원이 뭔지 아주 진정성 있게 경청하고 각별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책 개발을 통해 새누리당이 믿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해나가는 것도 긴요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는데, 이는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승리했던 2007년과 2012년 두 차례 연속으로 자신이 각각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만큼, 대선을 앞둔 현 시점 '정책 승부'로는 자신이 있다는 점을 피력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당정청 일체로 박근혜정부 성공적 마무리 이뤄내겠다"

    지난 8일 새누리당 국회의원단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베푼 박근혜 대통령. 박대통령은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민경욱 원내대변인을 가리키며 "좋은 인재를 많이 당에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과 함께 했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현 정부 최대의 위기를 수습하는 데 앞장섰던 전 해수부장관, 이주영 의원에 대한 생각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주영 의원을 향해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춤형 덕담'을 해서 화제가 됐던 지난 8일의 오찬, 여러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일상적인 덕담으로만 들리는 말도 크게 부풀려 경쟁적으로 자랑하고 있는데, 이주영 의원만 말을 아껴 되레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주영 의원은 최초로 박근혜 대통령과 나눈 대화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주영 의원은 "당대표에 출사표를 낸 사실을 이미 알고 계시더라"며 "'열심히 하고 계시지요?'라고 물어오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 뒤로 이어진 자세한 내용은 예의상 공개하는 것이 옳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박대통령이 덕담을 하면서 기대감을 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당연히 기대가 크실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이렇듯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이주영 의원은 그에 부응하듯 수평적·수직적 등 갑론을박하는 논란을 넘어 '당정청(黨政靑) 일체'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이주영 의원은 "민생이나 국가의 명운이 달려있는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긴밀한 소통을 하고, 정부가 주도해 정책이 입안되면 당은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이라며 "사전에 소통을 할 때는 국민의 시각을 당이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당정청 일체론'을 설명하면서 이주영 의원은 "아무래도 (당청 관계 등) 이러한 차원에 있어서는 내가 다른 후보에 비해 강점이 있지 않겠느냐"고 자임했다.

    나아가 임기 후반기에 접어들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적 국정 마무리를 위한 강력한 '프로텍터'의 역할 또한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 의석 상황 속에서 내년 12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선거를 의식한 야당은 강력한 정치 공세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주영 의원이 다시 한 번 당과 정부, 나라를 위해 한몸을 던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민생과 국가 명운이 걸린 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야당도 협조를 해야 한다"며 "정치 공세로만 일관한다면 결코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야당에 대한 설득 노력은 하겠지만, 집권당 대표로서 터무니 없는 공세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도 하고 반박도 할 것이라는 걸 야당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외유내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상유십이(尙有十二)'라는 말 그대로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한 이주영 의원은 "명량 해전을 승전으로 반전시킨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가지고, 새누리당이 현재의 위기에서 다시 정권을 재창출해낼 수 있는 승리의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선장 노릇을 잘해내겠다"는 다짐으로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