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 "군부 청소하겠다"… 국제사회도 터키 정부 지지
  • ▲ 터키 현지 모습. ⓒ뉴시스
    ▲ 터키 현지 모습. ⓒ뉴시스

    터키 군부가 15일(현지시간) 쿠데타를 통해 수도 앙카라를 점령하려던 계획은 휴가 중이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6시간만에 이스탄불 국제공항을 통해 복귀하며 실패로 일단락 됐다. 

    터키 군부는 지난 15일 저녁 터키내 민영 NTV 방송국과 도안 통신사를 통해 "법이 나라를 지배할 수 있도록 헌법 질서, 민주주의, 인권, 자유를 다시 세울 것"이라고 발표하며 쿠데타를 선포했다.

    터키 군부는 쿠데타를 위해 탱크와 헬기를 동원했고 터키군 참모총장 등 일부를 인질로 억류시켰다. 이들은 최대도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과 포스포러스 해협 대교 2곳, 국영방송 등을  장악했다.

    터키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지에서는 쿠데타 세력과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폭발과 총격이 발생했다. 터키 NTV방송에 따르면 그 과정에서 최소 4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쿠데타 세력에 맞선 경찰관 17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 ▲ 터키 현지 모습. ⓒ뉴시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휴가 중이었으며 망명설까지 돌았으나, 16일 새벽 4시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을 통해 터키에 도착했다. 에르도안은 공항에서 "나는 죽을 각오로 하고 돌아왔다"면서 쿠데타 세력을 '반역'이라고 규정했다.

    에르도안은 또 "군부 청소를 완수하겠다"며 쿠데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사실상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쿠데타를 계획한 군인 130여 명은 이미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군은 16일 동이터오자 투항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 대교에 있던 군인 50여 명도 무기와 탱크를 버리고 다리를 걸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습이 CNN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터키 관영 매체인 아나돌루 통신은 16일 아침 754명의 무장한 군부 쿠데타 세력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은 "이번 쿠데타 군부 일부가 미국으로 망명한 페툴라 귤렌의 명령을 받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페툴라 귤렌은 터키 이슬람 학자이자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표적 정적으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에로드안 대통령은 터키내 반체제 인사들과 언론을 탄압해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2015년 7월 터키 당국과 쿠르드 반정부 세력 간의 갈등으로 평화적 합의가 깨지자, 쿠르드 반군에 강경책을 펼쳐 반발을 산 바 있다.

    특시 시리아 내전 초기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인력을 투입하는 것을 용인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 국가(IS)와 결탁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연합과 국제사회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정부를 지지한다며 에르도안 정부 편에 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