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김민희, 미국 출국 후 행적 묘연.. '외도 여행' 종착지는 어디?

  • 거장 홍상수 감독이 '외도 논란'에 휘말려 영화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상대 여성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주연 배우와 감독으로 만났던 김민희. 두 사람의 눈에 불꽃이 튀긴 시기는 지난해 2월 해당 영화가 크랭크 인할 때부터였다. 충무로에서만 은밀히 나돌았던 두 사람의 '불륜설'은 지난 5월 10일 두 사람이 프랑스 칸으로 동반 출국하면서 연예계 전체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당시 기내에서 두 사람을 목격한 이들은 "서로를 살갑게 챙기는 모습이 영락없는 연인 사이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우려가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모두가 염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달 21일 한 연예 매체에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년째 부적절한 만남을 갖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낸 것.

    그러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를 '디스(disrespect)'하는 기사치고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뭔가가 부족했다. 소위 '인증샷'도 없었고, 당사자의 입장도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았다. 후속으로 나온 유명 연예 매체 기사도 마찬가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홍상수 감독의 '흔들리는 마음'을 대변한 영화라는 드라마틱한 도입부는 눈길을 끌었지만, 두 사람의 불륜을 입증하는 건, 오로지 일부 영화 관계자들의 전언 뿐이었다.

    그때 월간지 우먼센스에서 특종을 터뜨렸다. 우먼센스는 "5개월간 총력 취재한 결과"라며 22일 홍상수 감독 아내 조OO씨와의 단독인터뷰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 4월 조OO씨를 만난 우먼센스 취재진은 화가 난 조씨가 남편의 내연녀(김민희)를 찾아갔다 도리어 "남편 관리 좀 잘하라"는 적반하장격 핀잔을 듣고 나온 일화부터, "30년간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한 '소울메이트'로 지내왔다"는 결혼 생활의 속사정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 듣고 이를 기사로 풀어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조씨와 김민희의 모친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록이었다. 우먼센스는 "두 사람이 마음을 다 잡고 돌아올 수 있게 도와달라"는 조씨의 말에 김민희의 어머니는 "유부녀와 바람난 딸을 둔 어미의 심정을 헤아려 달라. 곱게 키운 딸이다. 홍 감독이 뭔가를 깨달으면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답했다며 홍상수와 김민희가 벌인 불륜 행각을 두고 두 사람이 날카롭게 설전을 벌인 것처럼 묘사했다.

    홍 감독이 현재 조씨와 딸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끊은 상태라는 대목도 충격적이었다. 취재진은 "루머로 인해 김민희에게 광고 제의가 떨어져 김민희의 경제적인 손실을 매워주어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우먼센스가 공개한 아내 조씨와의 인터뷰 내용은 그야말로 온라인을 강타했다. 전국의 모든 매체가 해당 기사를 인용하며 홍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 행각을 타전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당사자들이 입도 벙긋하기 전에, 홍 감독과 김민희는 한 가정을 짓밟은 파렴치한 '연인'으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그런데 22일 오후 반전이 일어났다. 홍상수 감독의 아내 조씨 측에서 "우먼센스와 정식으로 인터뷰를 한 사실이 없다"며 "이 여성지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SBS funE는 "홍상수 감독의 가족 측이 '홍 감독 부인 조씨가 지난 4월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전제)로 여성지 기자에게 한 심경 고백을 마치 단독인터뷰에 응한 것처럼 보도하고, 제공한 적 없는 문자메시지를 허위로 짜깁기해 공개한 것에 대해서 정식으로 문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SBS funE는 "조씨와 김민희 씨 모친이 주고받았다며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해 홍 감독 가족 측은 '앞서 조씨가 심경고백을 할 당시 김민희와의 이야기, 김민희 모친과 나눈 대화 내용에 관한 문자 이야기를 한 적은 있지만,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카카오톡을 제공한 적이 없는데도 여성지가 대화의 앞뒤를 자른 채 자극적으로 재가공해 실제 카카오톡인 것처럼 허위 짜깁기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이 죄송스럽습니다.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해당 여성지에 수차례 비보도 원칙을 언급했는데도, 여성지가 언론윤리의 하나인 비보도 원칙을 깼을 뿐 아니라, 허위 사실을 보탰습니다. 카톡까지 짜깁기했습니다. 해당 매체에 정정을 요청하려 연락했으나 자사 홈페이지에서 허위 카톡을 내렸을 뿐, 더이상의 조치는 없었습니다.


    SBS funE가 소개한 조씨의 입장은 단호했다. 만일 기사화 될 줄 알았다면 절대로 기자에게 저간의 사적인 얘기들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조씨는 사적으로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얘기인줄로만 알았지, 자신의 발언이 이렇게 자극적으로 보도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했다.

    당혹스러워하는 조씨의 심경은 이튿날 공개된 TV조선과의 통화 내용에서도 드러났다. 조씨는 현재의 심정을 묻는 TV조선 취재진에게 "더는 언론에 휘둘리기 싫다"며 "그냥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무슨 말만 하면 방송 나니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말도 안 되는 기사들이 나온 것 때문에 제가 어제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죽다가 살아나서 이제 겨우 기운 차렸고….


    두 사람의 불륜 의혹을 가장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당사자가 "해당 보도의 상당 부문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홍상수와 김민희가 부적절한 만남을 가져왔다는 루머는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SBS funE의 보도를 보면 조씨는 우먼센스가 '오프 더 레코드'를 깨고 자신이 원치않는 내용을 함부로 보도한 것에 강한 분노를 표하고 있었다. 나아가 제공하지도 않은 카카오톡 메시지 문장을 임의로 재가공해 마치 앙칼진 뉘앙스의 대화를 주고 받은 것처럼 그린 것에 대해서도 분개하는 듯 했다.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많은 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 가장 자극적인 대화만을 간추려 보도함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는 점이 조씨가 내보인 가장 큰 불만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초 홍상수 부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한 언론사 기자는 "카톡 대화를 임의로 재구성한 것도 문제지만, 홍상수 감독이 김민희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딸에게 보내는 유학비를 끊었다는 대목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당시 홍 감독이 말했던 금전적인 지원은 유학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며 "만일 불륜설이 터져 김미희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면 자신은 김민희를 도울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딸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홍 감독은 여태껏 딸에게 유학비를 대준 적이 없다"면서 "딸에게 들어가는 교육비와 생활비는 대부분 아내 분께서 감당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스위스에서 열린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 김민희와 단 둘이 참석하고 ▲9월 30일 느닷없이 가출을 감행한 뒤 ▲올해 초 강원도 삼척에서 정체불명의 영화를 함께 찍고 ▲프랑스행 비행기에 동반 탑승하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홍상수 감독은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가출 당일, 자신을 붙잡는 아내에게 "당신과는 30년 이상 충분히 살았다. 이제는 사랑하는 여자와 살고 싶다. 당신은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다"고 쏘아붙였다는 것은 이미 그의 상태가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눈먼 사랑'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기사가 터져도 괜찮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홍 감독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겠다"는 김민희의 마지막 전언도 자신들의 사랑만 지키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초 강원도 촬영 현장과 프랑스 칸 등지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목도한 복수의 영화 관계자들은 "홍 감독과 김민희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서로를 매우 살갑게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주위에서 아무리 난리를 피워도 마치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홍상수 감독은 오는 12일부터 프랑스 마르세유 국제영화제에서 열리는 '홍상수 감독 회고전'에 참석할 전망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프랑스 특유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편승해 홍 감독이 깜짝 발표를 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외도 여행'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