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야기 의원에 상임위 재배치하지 말아야" 의견 확산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새만금 공항 건설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새만금 공항 건설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이 고구마 줄기처럼 캐도캐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엔 5선 중진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다.

    추 의원은 시조카를 9급 비서로 채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추미애 의원은 최근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으로 법제사법위원회를 사임한 서영교 의원의 대타로 법사위에 배치된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7일 서영교-추미애 의원의 상임위 맞교대와 관련, "추 의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의 상황을 타개해달라는 지도부의 요청에 흔쾌히 응해줬다"며 "5선 의원으로 당의 중심 역할을 하고 계신 추미애 의원의 용단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추미애 의원의 상임위었던 국방위로 배치됐다. 공교롭게도 친인척 채용 논란을 일으킨 두 의원이 법사위와 국방위를 맞교대 한 셈이 됐다. 상임위 재배치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이다.

    특히 논란에 대한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서 의원처럼 친인척 채용 논란을 일으킨 추 의원이 법사위에 들어간 것이 과연 적절하느냐의 비판도 일고 있다.
  •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친인척 채용 논란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친인척 채용 논란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또 국민 여론을 감안, 법적·도덕적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에게는 상임위 교체를 지시할 게 아니라 상임위 배제를 통해 의정활동을 일시적으로 중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 의원은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시댁 부모님의 양녀로 들어오신 분(시누이)의 자녀(시조카)가 9급 비서로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말 못할 가족사이지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중진 의원으로서 사회적 지탄이 쏟아지는 친인척 채용 논란을 야기했음에도, 이런 식으로 SNS로 짧게 사과하는 게 과연 적절하느냐의 비판이 제기된다.

    추 의원은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이번 논란이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친인척 채용 전력 논란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당권 장악을 위해 당내 패권세력에게 기대는 듯한 모습을 보인 추 의원이 결국 친노(親盧) 세력의 도덕 불감증 그대로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일 당 회의에서 서영교 의원의 논란과 관련, "국민들에게 우리 당 의원이 윤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당 내부에서부터 철저한 규율을 만들어 엄격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뒤늦은 일시적 대책보다는 잘못된 정치 풍토를 갈아엎는 국회 대개조가 시급한 것 아니냐는 국민적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 1일 비상대책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이종현 기자
    ▲ 1일 비상대책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