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후반 빌다시피 한 李 "진짜 국장님, 좀 도와주시오" "(해경 대원들이) 일어서지도 못하고 저렇게 뛰고 있는데..."
  • ▲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뉴데일리 DB
    ▲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뉴데일리 DB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홍보수석으로 재임하던 당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을 타깃으로 삼은 KBS 측에 강하게 항의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야권이 총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얘기한 것으로 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이정현 홍보수석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나눈 전화 통화 내용와 관련해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 대해서 제가 얘기를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도통제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제가 대화 내용에 대해 얘기한다는 게 잘못된 게 같고, 이정현 의원도 뭐라고 할까, 본인의 입장을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전날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7개 언론시민단체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의원과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정현 의원은 통화 초반 KBS 측에 "지금은 뭉쳐가지고 정부가 이를 극복해 나가야지 공영방송까지 전부 이렇게 짓밟아가지고..."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통화 후반부에선 "진짜 국장님, 좀 도와주시오. 진짜 너무 진짜 힘듭니다. 지금 이렇게 말이요, 일어서지도 못하게 저렇게 뛰고 있는 이 사람들을 이렇게 밟아놓으면 안됩니다. 지금은 조금 봐 주십시오. 제발 좀 봐 주십시오. 조금 봐 주십시오. 정말로..."라며 빌다시피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청와대 개입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맹비난을 토해내고 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아는 관계자들은 "각종 언론에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정부 공세에 치우친 경향이 없지 않아 이정현 의원이 많이 답답해했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지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