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고장·비긴급 상황 예인 요청 이유 '돈' 절약‥1년 사이에 2.8배 증가…치안 공백 호소
  • 해경 경비함정 '이청호함'. ⓒ국민안전처
    ▲ 해경 경비함정 '이청호함'. ⓒ국민안전처


    119 구급대원들을 마치 '심부름 센터 직원' 부리듯 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바다의 119' 역할을 맡고 있는 해양경찰을 이렇게 '부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해경이 긴급하지도 않은 단순 기관 고장을 일으킨 민간 선박들의 잦은 예인 요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국민안전처는 최근 위험이 없는 단순고장 선박들이 무분별하게 해경 경비함에 예인을 요청·이용하는 회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해경은 민간 어선들의 '예인 요청'을 안 들어줄 수가 없어 치안 공백이 자주 발생하고 실제 긴급한 상황 대응에 지장이 생긴다고 호소하고 있다.

    해경안전본부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해경 경비함이 예인한 민간 선박은 모두 755척으로, 이 가운데 기상이 양호하고 위험하지 않은 상황인 '단순고장' 선박이 559척에 달했다.

    이는 2014년 195척의 '단순고장' 선박을 예인한 것과 비교해 2.8배 증가한 수치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거나 좌초·침수 등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민간 선박들이 알아서 예인을 해야 한다. 

    한국 선박들, 특히 어선들도 가입한 보험을 통해 예인선을 부르거나 인근 선단 등 다른 어선에 예인 요청을 하면 됨에도 '돈'을 아끼기 위해 해경 경비함에 견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는 "단지 '돈'을 아끼겠다고 해경 경비함에 예인을 요청하면 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면서 "민간 선박들이 예인이 필요할 때는 민간 예인선을 수배하는 등 충분한 자구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