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비대위 체제 돌입, 박지원 내년까지 당 수습과 재건 역할 맡아
  •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9일 사퇴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영입설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지난 5·18민주화 기념행사서 손학규 전 고문이 분향하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9일 사퇴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영입설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지난 5·18민주화 기념행사서 손학규 전 고문이 분향하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사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의 발걸음이 국민의당으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국민의당의 상징과도 같던 안철수 대표가 물러나면서 정치권에선 야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당시 더민주와의 야권통합 제안을 정면 거부하며 독자노선을 고수해왔는데, 이러한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 잠룡들 간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새 판 짜기'를 강조해온 손학규 전 고문이 정계복귀하기에 적기라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 전부터 손학규 전 고문 영입을 위해 손을 내밀어 왔다. 지난 3일에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손학규 전 고문을 만나 "국민의당에서 함께 하자"고 직접 입당을 제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손학규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로 안철수 대표와 손 전 고문의 정치적인 가치관이 비슷한 점이 거론된다. 

    손학규 전 고문이 더민주 당적을 가졌지만, 문재인 전 대표를 위시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주류세력과 여전히 불편한 관계란 점도 지목된다. 

    국민의당으로선 안철수 대표와 함께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손학규 전 고문과의 대선 경선을 통해 '컨벤션효과'(정치 이벤트에서 승리한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손학규 전 고문이 국민의당의 영입에 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손학규 전 고문은 국민의당은 물론 더민주의 영입제안에도 여전히 뚜렷한 입장표명을 피해왔다.

    손학규 전 고문은 지난 3일 목포에서 열린 가요제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나 독대까지 하며 입당 권유를 받았으나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광주 세계 웹콘텐츠페스티벌에서 더민주 김종인 대표를 만났을 때도 김 대표를 만나러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사람을 보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아는 사이인 김택환 행사 조직위원장이 불러서 왔을 뿐"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3일 목포 이난영가요제가 파한 뒤, 인근 식당에서 열리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건배사를 한 뒤 손학규 전 대표의 잔에 막걸리를 따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3일 목포 이난영가요제가 파한 뒤, 인근 식당에서 열리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건배사를 한 뒤 손학규 전 대표의 잔에 막걸리를 따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한편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29일 사퇴한 가운데 국민의당은 오후 최고위원회를 개최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질서 있고 신속한 당내 수습이 먼저"라며 "기강도 확실히 잡아서 당직자들이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내년 초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 때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아 4·13 총선 홍보비 파동과 안·천 대표의 중도하차로 위기에 처한 당을 수습하고 재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때문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내년까지 당권을 쥐게 된 상황에서 손학규 고문이 영입된다 하더라도 자신만의 역할을 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