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이희호 여사 등 韓인사 100여 명에 메시지"
  • ▲ 북한이 지난 22일 무사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 당시 상황을 공개한 영상. 김정은이 미소를 짓고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북한이 지난 22일 무사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 당시 상황을 공개한 영상. 김정은이 미소를 짓고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북한이 오는 8월 15일을 전후로 남북 및 해외 각계 인사들이 참가하는 '민족 대회합'을 평양 또는 개성에서 개최하자고 갑자기 제안했다.

    지난 2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과 해외의 당국, 정당, 단체 및 개별인사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회의 명칭은 '조선 반도의 평화와 자주 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 정당, 단체, 개별 인사들의 연석회의'로 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은 공개편지에서 "만약 남측에서 연석회의와 관련해 시기, 장소, 참가대상, 토의안건 등 관심있는 문제들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을 내놓는다면, 그것도 허심탄회하게 검토하고 받아들일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연석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전민족 공동 준비위원회'를 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오는 7월 중 합의한 장소에서 실무접촉을 갖자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 같은 제안을 담은 공개 편지에는 청와대 주요 실장, 황교안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과 차관, 정세균 국회의장, 심재철·박주선 국회 부의장,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관계자, 유호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 김성주 대한적십자 총재,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등 100여 명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6월 9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전 민족적인 통일 대회합'을 열자고 우리 측에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은 공개편지에서 당시 제안을 계기로 '북측 준비위원회'는 이미 조직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제안은 지난 22일 무수단 미사일('화성-10'호) 시험 발사를 한지 불과 1주일 만에 나온 것이어서 의도를 궁금하게 만든다. 그동안 북한은 대남 선전 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의 '선(先) 비핵화'를 내건 '대북 압박외교'를 연일 비난해 왔던 점도 북한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때문에 이번 북한의 제안은 전형적인 '화전 양면술'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일부도 북한의 '민족 대회합'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통일부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제안은 과거부터 반복해 온 통일전선전술 공세"라며 "(북한에게) 진정성이 있다면 구태의연한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